14세 소녀.. 호기심에 남자라고 밝혔다가.."학교는 집단 성폭행당해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트렌스젠터 상원원의원의 반대로 입법 무산..

애퍼매톡스 하이스쿨의 '세이지 사건'이 국내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다시금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사건은 학교의 성 정체성 정책과 부모의 권리 사이의 갈등을 드러내며, 트랜스젠더 학생의 권리와 안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2021년, 14세 여학생 세이지는 애퍼매톡스 카운티 고등학교에서 남성 정체성 '드레이코'로 전환했다. 학교는 세이지의 요청에 따라 이를 수용했지만,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는 매사추세츠 주의 지침을 따른 것이었다.


세이지의 양모인 미셸 블레어는 학교가 이 정보를 숨긴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주장한다. 세이지는 성정체성을 바꾼 뒤 남자 화장실을 이용하다 성폭행을 당하는 등 심각한 괴롭힘을 당했고, 조부모와 양모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해 결국 가출하여 성매매 피해자가 되었다.


블레어는 "만약 내가 알았다면, 이야기는 매우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학교 교육구, 교직원, 그리고 메릴랜드 공선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세이지는 FBI에 의해 구출되었으나 버지니아주 법원은 재판 중인 세이지를 '그녀'로 지칭한 조부모를 법정에서 경고하는 등, 이 사건의 원흉이었던 성정체성 정정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드레이코는 보호소로 보내졌으나, 보호소에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남성으로 살기 위해서는 유방 절제술을 받아야 된다며 강요받는 등 상식 바깥의 강요를 당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할머니는 법정 다툼 끝에 세이지를 다시 집으로 데려왔고, 이는 '세이지법'으로 알려진 법안의 추진으로 이어졌다. 이 법안은 학교가 학생의 성 정체성 변화를 부모에게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LGBTQ+ 권리 옹호자들은 이 법안이 트랜스젠더 학생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평등 버지니아의 나리사 라하만은 "학생들이 지지적이지 않은 가족에게 강제로 아웃팅될 경우, 집에서 쫓겨나는 등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버지니아 주지사 글렌 영킨은 세이지의 사례를 언급하며 "부모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대변인은 "주지사는 계속해서 부모의 권한을 강화하고 모든 학생의 프라이버시, 존엄성, 존중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버지니아주 상원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인 반대로 무산되었다.


세이지 사건은 한국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사건에서 드러난 학교의 과도한 개입과 부모의 권리 침해 문제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 법이 부모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이지 사건은 차별 금지와 개인의 권리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복잡한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경남포스트]최우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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