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한 불법촬영 사건이 경찰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2차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기 커뮤니티 사이트 에펨코리아에 자신이 피해자라고 밝힌 남성에 따르면 12월 8일 오전 8시 30분경 수서역에서 선릉역으로 가는 지하철 내에서 한 여성 승객이 자신을 불법 촬영하고 모욕적인 글과 함께 SNS에 게시했다고 한다.

A씨는 "여성이 제 사진을 몰래 찍고 '갈색 패딩 입은 새끼 나가 뒤져라'라는 글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며 "이후 고의적으로 그 게시물을 보여주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줬다"고 진술했다. 사건 경위를 살펴보면, 수서역에서부터 시작된 가해자의 언어폭력과 신체적 위협이 여러 역을 거치며 점점 심각해졌다. A씨는 "사람이 많아 밀리자 뒤에서 욕설과 함께 주먹이나 딱딱한 물체로 옆구리와 등을 찔렀다"고 설명했다. 이후 구룡역에서 가해자가 불법촬영한 사진과 모욕적인 글을 A씨에게 보여주었고, 이에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대응이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한 남성 경찰관이 사건 조사도 하기 전에 A씨를 가해자로 단정 짓고, "어린 여성분이 홧김에 그랬다"며 가해자를 두둔하고 억지 합의를 종용했다고 한다. 또한 A씨가 처벌을 원한다고 하자 해당 경찰관이 짜증과 한숨으로 일관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만약 제가 여성을 불법 촬영하고 모욕적인 글을 올렸다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을 것"이라며 "가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홧김에 그랬다'는 변명이 통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는 현재 가해자를 상대로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그는 "끝까지 법적 절차를 통해 이 문제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동일한 피해를 입은 분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