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은 문제없나? "과도한 콘크리트 옹벽, 짧은 활주로, 철새도래지 위치여건…. 국토부의 총체적 부실시공이 대형 참사 만들었다"

제주항공 참사로 드러난 무안공항의 치명적 안전 문제

지난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경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179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외벽과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탑승객 181명 중 승무원 2명만이 생존했으며, 사망자 중에는 한국인 승객 173명과 태국인 승객 2명이 포함됐다. 이번 사고는 국내 항공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었다.

항공 전문가들은 무안공항의 열악한 시설과 안전 관리 체계가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활주로 끝 250m 지점에 설치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정부는 활주로 길이가 적당하다고 일축했으나, 활주로 길이가 2.8km로 다른 주요 국제공항보다 짧아 비상 상황 시 대처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 역시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공항 주변이 철새 도래지여서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조류 퇴치 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 알려져 많은 공분을 샀다. 해안과 가까워 강한 측풍이 자주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이다. 공항시설법에 따르면 공항 내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하지만,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여객기가 충돌 시 피해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무안공항의 전면적인 안전 점검과 시설 개선을 약속했지만, 시민단체와 유가족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항공 안전 전문가들은 지방 공항의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박준용 경남포스트 선임연구원은 "둔덕 제작 시 '부서지기 쉬움을 고려할 것'이라는 입찰 공고문을 오독했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로컬라이저의 개보수 용이를 위해 콘크리트 둔덕 설치를 권유하거나, 합의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해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남포스트]최우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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