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의병 전문박물관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의령 의병박물관이 한말 항일의병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까지 아우르는 제2전시관 공사를 마치고 10월 31일 개관했다.
이날 개관식과 함께 문을 연 의병박물관 제2전시관은 국도비 18억 등 총사업비 58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990㎡ 규모에 1층에는 기획전시실·어린이박물관, 2층에는 항일독립운동실이 들어섰다.
기존 의병박물관이 곽재우 장군을 위시한 임진왜란 의병을 중심으로 전시하였다면 제2전시관은 한말 항일의병에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까지 전체 의병의 역사를 한 곳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역사 교육의 새로운 장을 마련하였다는 평가다.
또한 어린이박물관을 별도로 만들어 게임·만화 등의 형식으로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게 해 호응을 얻었다.
제2전시관 개관을 기념해 특별 전시도 기획됐다.
'국난, 선비에게 길을 묻다–죽유 오운, 문무겸전으로 답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의령지역의 임진왜란 18장군 중 한 명인 오운 장군의 보물급 유물들이 대거 공개된다. 특히 조선 최고 역사서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오운의 『동사찬요』 초고본이 전국 최초로 공개됐다.
의병박물관 제2전시관은 오태완 군수 공약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오 군수는 "의령이 만들고 있는 의병정신은 우리 지역만의 것이 아닌, 전 국민과 함께 공유해야 할 역사적 자산"이라며 "임진왜란 의병뿐만 아니라 항일 의병과 독립운동 인물까지 집중 조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명실상부한 종합 의병박물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제2전시관 건립을 진두지휘했다.
31일 개관식에는 학수 이청로 의병장, 율산 전상무 의병장, 오당 조재학 선생 등의 후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들 후손은 애국지사의 전시 유물을 제2전시관에 기탁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의병박물관은 9시부터 18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한편 의령 지역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 활동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특히 곽재우는 1592년 4월 22일 의령에서 최초로 의병을 일으켰다. 그는 '홍의장군'으로 불리며 정암진 전투 등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정암진 전투는 1592년 7월 3일 의령 남강 정암진에서 벌어졌다. 곽재우가 이끄는 50여 명의 의병이 2,000여 명의 일본군 선봉대를 격파했다. 이 전투의 승리로 일본군의 전라도 진출이 저지되었다.
의령 의병의 주요 인물로는 곽재우 외에도 오운, 이운장, 배맹신, 심대승, 정연, 권란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지역의 유력 사족 출신으로, 조식의 실천중시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
오운은 전 목사 출신으로, 김성일의 명으로 모병 임무를 맡았다가 곽재우 부대에 합류하여 수병장으로 활약했다. 그는 낙동강 수로를 통한 일본군의 보급을 차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운장은 수병장으로서 낙동강 서편 지역의 방어를 담당했다. 그의 활약으로 왜군의 수상 침투를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었다.
이 밖에 배맹신은 선봉장으로 임명되어 여러 전투에서 공을 세웠다. 특히 정암진 전투에서 곽재우와 함께 선봉에 서서 왜군을 격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심대승은 곽재우와 함께 초기부터 의병 활동에 참여한 인물로, 선봉장을 맡아 여러 전투에서 공을 세웠다. 그는 특히 현풍, 창녕, 영산 등지에서의 전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들 의병장들의 활약으로 경상우도 지역이 보전될 수 있었고, 이는 임진왜란 전체 전황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라도 지역을 지켜냄으로써 이순신 장군의 해상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데 기여했다.
의령 의병들은 정암진 전투 외에도 현풍, 창녕, 영산 등지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진주성 전투에도 참여하여 큰 공을 세웠다. 이들의 활약으로 경상우도 지역 백성들은 전쟁 중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었고, 이는 전쟁 수행에 필요한 군량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