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공원녹지과의 최근 5년 예산을 열면 눈에 띄는 숫자가 하나 나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예산 8,759억 원 가운데 2,688억 원이 집행되지 않았다는 계산입니다. 집행률로는 69.3%, 창원시 전 부서 가운데 미집행액이 가장 큽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사실이 아닙니다.

같은 돈을 다섯 번 세는 방법

지방재정 데이터에서 '예산'으로 표기되는 항목은 정확히는 예산현액입니다. 그해 새로 편성한 돈에 전년도에서 넘어온 이월액을 더한 값입니다. 그래서 5년치를 단순히 더하면, 넘어가고 또 넘어간 같은 돈이 최대 다섯 번 계산됩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상공원 사업의 2023년 잔액은 1,013,132,994원이었습니다. 이듬해인 2024년 예산현액은 1,013,133,000원입니다. 천 원 단위로 끊은 것 말고는 같은 돈입니다. 사화공원도 2023년 잔액 1,874,644,140원이 2024년 예산현액 1,874,644,000원으로 넘어갔습니다. 그해 새로 넣은 돈은 없습니다. 작년에 안 쓴 돈이 올해 예산으로 다시 잡힌 것입니다.

이월액은 추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창원시가 제출한 세부사업 명세에 이월액이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대상공원의 2021년 이월액은 40,679,308,340원으로, 2020년 잔액 40,679,308,340원과 1원까지 같습니다.

이월분을 걷어내고 다시 계산하면 그림이 뒤집힙니다. 공원녹지과가 5년간 새로 편성한 예산은 5,852억 원이고, 실제 지출은 5,735억 원입니다. 집행률 98%입니다. 원천 데이터의 이월액을 쓰지 않고 독립적으로 다시 계산하면 신규투입은 5,956억 원, 집행률은 96%가 나옵니다. 끝내 쓰지 않은 돈은 계산 방식에 따라 117억 원에서 221억 원 사이입니다. 어느 쪽이든 2,688억 원과는 열 배 넘게 차이 납니다.

공원녹지과 5년 예산에서 전년 잔액이 이듬해 예산으로 되풀이 계상되는 구조 — 이월을 걷어내면 집행률 96~98%. 창원시 세부사업 명세(lofin365) · 경남포스트 제공
공원녹지과 5년 예산에서 전년 잔액이 이듬해 예산으로 되풀이 계상되는 구조 — 이월을 걷어내면 집행률 96~98%. 창원시 세부사업 명세(lofin365) · 경남포스트 제공

두 개의 민간공원 특별회계만 떼어 보면 집행률은 더 높습니다. 사화공원 특별회계 98.3%, 대상공원 특별회계 99.3%입니다.

즉 창원시가 공원 예산을 안 썼다는 이야기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돈은 거의 다 나갔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어디에 썼습니까.

9,663억을 쓰고, 공원에 248억

사화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의 총사업비는 9,663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공원을 실제로 짓는 데 배정된 공원조성비는 248억 원입니다. 총사업비의 2.56%입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사업자가 공모에 낸 제안서에서 공원조성비는 1,180억 원, 총사업비의 14.4%였습니다. 그런데 2020년 5월 실시협약을 맺는 시점에 이 항목은 200억 원으로 떨어집니다. 980억 원이 줄었습니다. 이후 248억 원으로 조금 회복됐지만, 같은 기간 총사업비는 8,181억 원에서 9,663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총사업비는 오르고 공원조성비는 내려간 것입니다.

제안서에 있던 시설 목록도 함께 줄었습니다. 스카이워크, 하늘전망대, 아트포레센터, 단감캠핑장, 백만시민의 숲, 휠레포츠파크가 실시협약에서 사라졌습니다. 남은 것은 파크골프장과 북카페, 숲놀이터, 다목적체육관입니다.

사업자를 고른 심사에서 이 컨소시엄은 1,000점 만점에 940.23점으로 1위였습니다. 2위는 876.99점이었습니다. 시의회 조사 결과보고서는 이 컨소시엄이 공원조성계획 평가에서 만점 수준을 받아 1순위로 선정됐다고 적었습니다.

옆에 대조군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는 흔치 않은 조건이 있습니다. 같은 시에서, 같은 날 협약한, 규모가 거의 같은 쌍둥이 사업이 하나 더 있다는 점입니다.

대상공원입니다. 제안서상 총사업비 8,159억 원으로 사화공원(8,181억 원)과 거의 같고, 실시협약일도 2020년 5월 11일로 같습니다. 부동산 경기도, 법령도, 시기도 같았습니다.

대상공원의 공원조성비는 제안서 1,377억 원(16.8%)에서 실시협약 1,107억 원(14.25%), 변경협약 1,128억 원(11.8%)으로 움직였습니다. 내려갔지만 완만합니다.

공원조성비 비율 추이 — 사화공원은 제안서 14.4%에서 실시협약 2.56%로 급락, 쌍둥이 사업 대상공원은 16.8%→11.8%로 완만. 창원시의회 조사 결과보고서 · 경남포스트 제공
공원조성비 비율 추이 — 사화공원은 제안서 14.4%에서 실시협약 2.56%로 급락, 쌍둥이 사업 대상공원은 16.8%→11.8%로 완만. 창원시의회 조사 결과보고서 · 경남포스트 제공

한쪽은 14.4%에서 2.56%로 떨어졌고, 다른 쪽은 16.8%에서 11.8%에 머물렀습니다.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손태화 시의원은 2024년 2월 20일 증인신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사업에 돈이 없어서 공원 조성을 1,180억으로 계획했다가 200억으로 떨어뜨려 놔놓고"

손 위원장은 같은 발언에서 이 사업의 구조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이것이 공원 건설이 주이고 아파트 건설은 사업비 확보를 위해서 보조거든요."

그리고 결과를 이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결과론적으로 보게 되면 보조사업이 메인이 되어 버리고, 공원사업은 지금 2.5% 정도의 총사업비를 들여서 공원을 했는데"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은 민간이 공원을 지어 기부채납하는 대신 일부 부지에 아파트를 짓게 하는 제도입니다. 아파트는 공원을 짓기 위한 재원입니다. 창원시가 2020년부터 5년 내내 이 사업의 목적으로 적어 온 문구는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도시공원 일몰제 대비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공원녹지 확보"입니다.

면적만 보면 창원의 성적표는 오히려 좋습니다. 시의회 조사 결과보고서에 실린 창원시 자료를 보면, 사화공원은 사업면적 124만여㎡ 가운데 아파트 등 비공원시설이 16만 6,658㎡로 13.4%입니다. 대상공원은 12.7%입니다. 나머지 86% 이상은 공원으로 남습니다. 면적은 남겼고, 짓는 데 쓴 돈은 2.56%였습니다.

그 2.56%가 어떻게 결정됐는지는 2019년과 2020년의 협상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2편에서 그 기록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