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위안부'에 작은따옴표가 붙는 이유는 일본군이 공문서에 직접 쓴 역사적 용어이므로 우리나라 표현이 아닌 범죄를 저지른 주체가 일본군임을 명확히 하고자 앞에 일본군을 붙이고 일본군‘위안부'라고 부른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고(故) 김학순(1924∼1997) 할머니께서 지난 1991년 8월 14일 국내 거주 피해자 중,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 이후 전국의 생존 피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일본군‘위안부’문제가 공론화되고 국제사회에 알려질 수 있었다.
경상남도는 2015년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처음, 조례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지정하고 매년 8월 14일에 공식 기림행사를 열어왔다.
그 후, 2017년부터는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은 일제 강점기 동안 일본군에 의해 강제 동원되어 성노예로 희생된 여성들이다.
피해자들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그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통 받았다.
대구 희움(희망을 꽃 피우다의 줄임말)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에 있는 피해 할머니의 증언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
‘총 끝으로 엉덩이를 세 대나 얻어맞고 고꾸라졌다. 푹 패인 엉덩이 상처가 곪아서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열은 펄펄 났다. 그래도 군인들을 받아야 했다.’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원시적이고 참혹했는지, 일본군이 얼마나 잔혹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증언이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아홉 분이 생존해 계신다.
우리 경남에도 등록된 분들이 36명이고 현재는 한 분만 생존해 계신다. 이 분들 역시 언제까지 산증인으로 남아 계실지 예측할 수가 없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가해 당사국인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은커녕 피해자들의 존재를 지우고 부정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외교적 노력을 다해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 진정한 사과를 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국민감정과 역사정의에 미온적인 시각이 아닌가 의심이 들만큼 소홀하다.
우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력이 약해서 전쟁터에서 일본 군인에게 짓밟히고 찢기며 꽃다운 시절을 빼앗긴 소녀들과 암울했던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을 기억의 공간이 필요하다.
중단된 경남 일본군‘위안부’역사관 건립이 추진되어 피해자 할머니들의 자료를 보관하고 그분들이 생전에 남긴 생생한 증언들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인권과 전쟁, 국가와 국력,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과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할 수 있는 성찰의 공간이 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를 열어갈 젊은 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일깨워 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펼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울, 경기, 부산 그리고 대구에 위안부 역사관이 건립 운영되고 있다.
일본군‘위안부’피해자 문제는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므로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창원특례시의회 경제복지여성 위원회 이종화 의원
(창원시 진해구 이동, 덕산동, 자은동, 풍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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