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안에서 함께하는 복지실천, 변상현 다한 이사장 인터뷰

- 다한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한다는 순 우리말'... 용원 지역에서 종합사회복지관으로써 역할 하고 싶어
- 서은미 국장님, 다한 임원님, 이용자님, 보호자님께 너무 감사해, 좋은 추억 만들어 가길 소망

▲ 경남포스트 제공


최근 창원시 진해구에 거주하는 9000여명의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진해 용원지역을 배경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하는 복지실천'을 외치는 사회적협동조합 다한이 그 주연이다.

2020년 6월 창립총회를 거쳐 불과 1년 만에 진해발달장애인 요가교실, 청소년 장학사업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는 자원봉사인증기관(VMS) 운영,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진해구 취약계층 청소년 장학사업으로 지속적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다한 대표, 변상현 이사장을 만나보았다.


▲ 변상현 사회적협동조합 다한 이사장

기자: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시니 성장배경을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

변상현 다한 이사장(이하 변 이사장): 반갑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께서 홀로 저를 양육하셨습니다. 창원에서 성장하며 교회에 다녔는데 당시 목사님께서 뇌병변 장애인이셨다.

목사님께서 운영하시는 '장애인, 봉사자가 함께하는 캠프'가 있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그 캠프에 가게 되었다. 장애인과 함께 지내니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는 방학 때마다 캠프에 나갔다. 자연스럽게 장애인 복지와 사회복지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또 고등학교 재학 중에 어머니께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일하셨기에 어머니의 권유로 특수교육과에 진학하는 것이 어떻냐고 권유를 받게 되었고, 2002년에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기자: 대학교 재학 당시의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었나요?

변 이사장: 부산장신대학교 재학 중 방학 때마다 열리는 장애아동, 장애인 학생을 초청해 진행하는 '열린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일주일 동안 공부도 가르쳐주고, 다양한 활동을 같이하는데 그게 너무 보람되고 재미가 있더라. 그게 계기인 것 같다.


▲ 사회적협동조합 다한에서 진행한 나들이 체험 프로그램 사진(사회적협동조합 다한 제공)

기자: 그러면 졸업 후 곧바로 사회복지 분야로 가시게 되셨는지?

변 이사장: 졸업 후 스스로 자신감이 없었다. 그래서 졸업 후에는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보람됐지만 열린 학교 때만큼의 보람은 느끼기 힘들었다. 그러다 대학교 동기의 권유로 남해의 어느 초등학교에 기간제 특수교사로 가게 되었다. 그러다 어머니가 근무하셨던 선린복지재단의 장애아동 전담 어린이집에 특수교육 교사로 갈 수 있었다.

선린복지재단은 경남을 대표할 수 있는 좋은 곳이었고, 장애인거주시설, 공동생활가정(그룹홈), 직업재활시설,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재활병원, 장애인전담어린이집이 소속 되어 있었기에 장애인복지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를 알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나도 사회복지사를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전담어린이집 재직 중 2013년도부터 창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다니게 되었고, 특수교사자격증으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할 수 있었기에 베델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사회복지사로 일할 수 있었다.

기자: 굉장히 극적이다.

변 이사장: 그렇다. 어릴 때 다녔던 교회 목사님이 그 시기에 예향복지센터(직업재활 및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하고 계셨다. 그래서 목사님이 운영하시는 기관에서 사회복지시설 운영 일을 배우게 되었다. 창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었고, 직업재활시설에서 2년 넘게 근무한 뒤, 장애인 근무 단체로 이직하게 되어 확실히 사회복지사로 지속적으로 일하게 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2014년에 직업재활교사로 근무할 때에 저의 둘째 딸이 태어났었다.

기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매번 좋은 선택을 하셨던 것 같은데, 보람차셨던 일이나 힘든 일이 있으셨다면?

변 이사장: 보람차면서 힘들었던 일이 하나 기억난다. 그 2016년 7월에 제가 장애인부모단체에서 사례관리 업무를 맡았었다. 부모님의 맞벌이 일로 인해, 한부모 가정으로 늦게까지 일을 해야하는 가정의 장애 아동과 비장애형제자매가 있는 가정의 사례를 접하게 되었고, 당시 진해에 19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있었는데 장애아동을 위한 전문 기관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 진해발달장애인 요가교실, 다한에서 진행하는 대표 프로그램이다.(사회적협동조합 다한 제공)

그래서 장애아동과 비장애형제자매들이 야간돌봄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하길 원했고 마침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공모사업이 있었서 지원했다, 그 다음 해 선정이 되어서 1년 간 장애아동과 비장애형제가 함께 학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또한 복권기금 여름방학 지원사업을 통해 참여했던 장애, 비장애형제자매들과 부모님과 서울로 2박 3일 프로그램 갔던 것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기자: 상당히 뭉클하다.

변 이사장: (웃음) 직업재활 일을 할 당시에 시설장이셨던 분이 저에게 멘토같은 분이었다. 또한 장애인부모단체에서 근무할 당시 대표님이 실무자인 저에게 재량권을 주시고 공모사업도 마음껏 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그게 참 감사하다.

기자: '멘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멘토를 좀 꼽아봐주신다면?

변 이사장: 현재 단국대학교 특수교육대학원 김은경 교수님,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과의 이경면 교수님 생각이 난다. 김은경 교수님께서는 2002년도의 특수교육학개론 첫 시간 때 '특수교육이란 차이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하셨고 그 말이 아직 와닿는다.

이경면 교수님께서는 '특수교육은 종합예술이다.'라는 말씀해주셨는데 그게 여전히 기억난다.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사회복지사로서 마음을 다질 수 있게 기회를 준 예양복지센터 홍춘기 목사님도 늘 감사하게 여겨진다.

기자: 주로 창원에서 일을 하셨고, 그런데 다한은 현재 용원동에 정착해있다. 용원은 제가 생각할 때는 상업중심지라는 인상인데, 굳이 이 곳에 자리를 잡으신 이유가 있는지?


변 이사장: 진해는 특수학교가 없다. 물론 예정은 있지만... 그래서 용원 지역 장애학생들은 마산의 경남혜락학교나 창원의 천광학교까지 공부하러 가야한다. 그런데 이 지역에 등록된 장애인은 1,400여명이고 이 중 지적 및 자폐성 장애인은 대략 190여명, 그 중에서도 성인 발달장애인은 150여명이다. 그런데 여기는 장애인 복지기관이 없었다. 게다가 인구는 5만 명이나 된다. 그래서 우리 다한이 우선적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지사업을 하면서 더욱 성장하게 되어 추후 장애인복지관 설립의 기반을 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 2024년 발달장애인 요가생활 체육교실(사회적협동조합 다한 제공)

기자: 전략적이고, 한편 감성적이다. 아까 진해 특수학교 이야기 잠깐하셨는데, 요즘 진해 나래울학교 신설 관련해 주민들이 반대를 하고 있어 이슈가 뜨거워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변 이사장: 누군가는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지역사회가 특수학교를 품는다면 그것이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학교가 생기면서 얻어지는 공적 가치는 학교나 특수학교나 같다. 예를 들어 공원 등의 사회간접시설도 학교와 함께 들어올 수 있지 않겠나?

게다가 나래울학교가 정착되어 나래울학교를 배경으로 장애인복지관이 들어온다면, 그것도 지역사회가 이용할 수 있는 귀한 자원이 되는 거다.

용원 지역은 곧 신항고등학교가 들어올 거고, 가덕 신공항이 들어올 거다. 파생되는 부가가치가 많은 동네다. 그러면 지역사회의 투자 가치는 자연히 증가하는 것이고, 거기다 노인, 이주민, 장애인 등과 함께하는 복지기관도 들어온다면 더 좋지 않겠나. 언젠가 그렇게 된다면 우리 다한을 중심으로 종합복지관으로 성장하고 싶다.

기자: 다한에서 지금하고 계시는 사업을 알려주신다면?

변 이사장: 다한은 22년 7월부터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감사하게도 작년 12월부터 진해에서 4번 째로 장애인 활동 지원 사업 제공기관이 되었다. 2021년 1월 설립부터 후원금을 바탕으로 진해구의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했는데 작년 6월부터는 감사하게도 기획재정부 공익법인(구 지정기부금단체)으로 지정되어 후원해주시는 분들께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하고 있다.
또 다한에서 운영하는 '다한봉사단'도 2022년부터 경남사회복지협의회에 지역사회봉사단으로 위촉 되었고, 2023년에 자원봉사인증기관(VMS)으로 지정이 되었다. 현재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휴업 상태이지만. 추후에 다시 운영할 계획이다.


▲ 체험 프로그램 사진, 한옥에서 이용자들이 한복을 입고 체험에 나섰다(사회적협동조합 다한 제공)

기자: 다한의 업력이 상당한데, 창립 후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변 이사장: 다한은...(생각에 잠긴 듯) 2020년 6월에 창립총회를 진해 이동의 작은 원룸에서 개최했다. 거기서 넓은 원룸으로 옮겼다가, 2021년 8월에 용원복지회관에 자리가 나서 오게 되었다. 당시 한국GM한마음재단코리아의 지원사업을 통해 여성 장애인 심리 정서 지원사업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 뒤에 2022년에도 경남도청 장애인 재활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성인 발달장애인 심리정서 지원사업을 하면서 6명의 성인 발달장애인이 심리상담 전문가의 특별한 상담 및 활동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사업 이름이 '비빌 언덕'이었다. 다한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인 장애인을 위한 비빌 언덕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자: 좋은 경험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다한의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변 이사장: 장기적으로 다문화가족, 노인, 여성, 아동으로 차츰 서비스 대상을 늘리고자 한다. 그래서 용원지역의 종합사회복지관 급의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고 싶다.

지금은 저희가 비영리 법인이고, 조합원이 몇 명 안 되는 작은 기관이지만, 계속적으로 꾸준히 성실하게 일을 하다보면 충분히 그런 기회는 언젠가 오지 않겠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변 이사장: 현재 다한에서는 창립 당시의 7명 중 5명의 멤버가 함께하고 있다.

다한 임원은 지역사회의 장애인을 위해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한’(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순우리말)이란 기업 이름을 정하게 되었고,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우리가 즐거워야지 우리의 이용자 분들도 즐겁게 지낼 수 있다라는 마인드로 운영하고 있다.

서은미 국장님과 다한의 임원분들과,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를 받기 위해 다한을 선택한 이용자와 보호자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이용자와 직원의 복지 향상이 저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한에서 한 가족으로 매일 매일 맛있는 것을 나누고, 즐겁고 유의미한 활동을 함께하며 추억을 만들고, 건강하게 지내길 소망한다. 

[경남포스트]노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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