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 걸리는 동안, 사업비는 늘었습니다. 그런데 지어질 건물은 오히려 작아졌습니다. 반면 계약은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이 사업을 둘러싼 돈 이야기입니다.

5년 동안 예산만 잡히고, 돈은 안 나갔습니다

이 사업에 예산이 잡히기 시작한 건 늦어도 2016년입니다. 그해 예산현액은 36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쓴 돈은 2천만 원이 채 안 됐습니다. 집행률 0.5%입니다.

이런 상태가 5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2017년에는 29억이 잡혔지만 한 푼도 쓰지 않았습니다. 2018년 27억, 2019년 25억, 2020년 24억. 해마다 20억 넘는 예산이 편성됐지만,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집행률은 0%에서 6% 사이를 오갔습니다. 사실상 돈만 묶어 둔 5년이었습니다.

예산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한 건 2021년입니다. 그해 집행률이 49.4%로 뛰었습니다.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예산 자체도 급격히 불어났습니다. 2022년 108억, 2023년 222억, 2024년에는 516억 7천여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다만 집행률은 그 뒤로도 10%에서 40%대에 머물렀습니다.

집행이 늦은 건 공사가 늦게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건물을 짓는 사업은 설계와 터파기 단계에서는 돈이 거의 나가지 않고, 골조와 마감이 오르는 뒤쪽에서 지출이 몰립니다. 실제로 이 사업의 지출 건수는 2020년 두 건에서 2024년 114건으로 늘었습니다. 문제는 그 앞의 5년, 예산만 잡아 두고 사업이 멈춰 있던 시간입니다.

연도별 예산현액과 집행률(2016~2024). 경남포스트 제공
연도별 예산현액과 집행률(2016~2024). 경남포스트 제공

350억에서 574억으로, 좌석은 950석에서 600석으로

사업비 자체도 계속 바뀌었습니다. 초기 사업비는 350억 원이었습니다. 사업 예산 자료에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총사업비가 350억으로 적혀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1년 시의회 감사 무렵 642억 원으로 늘었고, 2022년 착공 때 574억 원으로 잡혔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지어질 건물은 오히려 작아졌습니다. 김우겸 의원은 2021년 감사에서 건축 연면적이 줄고 공연장 좌석도 "950석에서 600석으로" 줄었는데, "총사업비가 350억에서 642억으로 대폭 늘어나"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증액은 착공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2025년 6월, 서영권 의원은 설계변경으로 10억 원대가 더 들어간 점을 따졌습니다. E 과장은 "애시당초 착공할 때 사토 부분이 있었"고 "관급자재 상승비 그리고 물가 변동, 이렇게 복합적으로 되다 보니까 사업비가 이렇게 증액이 많이 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지장물이 많았거든요, 경작지도 있고"라고 덧붙였습니다. 서 의원은 "처음에 예산을 잡을 때 잘못 잡았지 않나"라고 되물었습니다.

총사업비 변동(350억→642억→574억). 경남포스트 제공
총사업비 변동(350억→642억→574억). 경남포스트 제공

여기서 하나 구분할 게 있습니다. 이 사업에서 규모가 줄어든 건 두 번입니다. 첫 번째는 방금 본 공연장 좌석 축소로, 2013년과 2015년 감사원 감사를 거치며 사업 초기에 일어난 일입니다. 두 번째는 다 지은 건물의 도서관 3층 용도를 바꾸려 한 것으로, 2025년 개관 직전에 벌어진 일입니다. 앞의 것은 건물 크기의 문제였고, 뒤의 것은 실내 공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뒤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룹니다.

그런데, 계약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15년이 걸린 사업이지만, 계약을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은 나오지 않습니다.

나라장터에 오른 계약은 72건, 액면가로는 855억 원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그대로 보면 안 됩니다. 소방과 전기, 기계, 통신처럼 여러 해에 걸친 공사는 해마다 계약이 다시 등록되기 때문입니다. 그 중복을 빼면 실제 계약은 33건, 419억 원입니다.

계약 방식을 보면 더 뚜렷합니다. 211억 원짜리 건축 주계약을 비롯해 전기, 기계, 소방, 통신 같은 큰 공사는 모두 경쟁입찰로 이뤄졌습니다. 수의계약이 붙은 건 무대기계와 무대음향처럼 전문 장비에 한정됐습니다. 무대 설비는 규격과 호환성 때문에 특정 업체와 수의로 계약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 점은 창원시 전체와 비교하면 더 드러납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창원시 소속 기관이 맺은 계약 7만 7천여 건 가운데, 수의계약이 건수로 90.8%를 차지합니다. 그에 비하면 진해문화센터·도서관의 계약은 경쟁입찰이 주를 이룹니다. 이 사업에서 문제가 된 것은 계약이 아니라, 그 앞에 놓인 시간이었습니다.

계약 방식 — 경쟁입찰과 수의계약 비교. 경남포스트 제공
계약 방식 — 경쟁입찰과 수의계약 비교. 경남포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