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 가장 젊은 김해는 주민 여섯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입니다. 가장 늙은 합천은 열 명 중 4.5명입니다. 그리고 이 '얼마나 늙었나'가, 주민 한 명에게 나랏돈이 얼마나 쓰이는지를 거의 그대로 정합니다. 의령은 주민 1인당 2,005만 원, 창원은 371만 원 — 5.4배 차이입니다.

두 숫자가 그리는 직선
용어부터 풀어 봅니다. 고령화율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1인당 세출은 시군이 한 해 쓴 돈(세출총계)을 주민 수로 나눈 값 — 주민 한 명 몫으로 얼마가 쓰였는지입니다.
위 그림은 경남 18개 시군을 이 두 숫자로 찍은 것입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늙은 곳, 위로 올라갈수록 1인당 돈이 많이 쓰인 곳입니다. 점들이 거의 한 줄로 오른쪽 위를 향합니다. 원의 크기는 인구인데, 왼쪽 아래 큰 원(창원·김해 같은 도시)과 오른쪽 위 작은 점(의령·합천 같은 군)이 뚜렷이 갈립니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반듯합니다
통계로 재면 고령화율과 1인당 세출의 관계는 상관계수 +0.95입니다. 1에 가까울수록 완벽한 비례인데, 사회 현상에서 0.95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값입니다. 고령화율이 1%p 오를 때마다 1인당 세출은 평균 53만 원씩 늘어납니다. 반대로 스스로 버는 비율(재정자립도)은 고령화율과 −0.84로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늙은 곳일수록 덜 벌고, 주민 1인당으로는 더 쓰는 것입니다.
작고 늙은 군에 몰립니다

1인당 세출을 줄 세우면 위쪽은 전부 군, 아래쪽은 전부 시입니다. 의령(2,005만)·산청(1,904만)·합천(1,867만)이 가장 많고, 창원(371만)·김해(400만)·양산(466만)이 가장 적습니다. 점 색이 진할수록 늙은 곳인데, 위로 갈수록 색이 진해집니다. 인구가 적고 나이 든 군일수록 주민 한 명 뒤에 붙는 나랏돈이 몇 배로 많아집니다.
왜 거꾸로일까
형편이 어려운 군이 왜 1인당으로는 더 많이 쓸까요. 두 가지가 겹칩니다. 하나, 군은 인구가 적어도 도로·상하수도·청사·소방처럼 기본으로 드는 살림이 있습니다. 나눌 사람이 적으니 한 명 몫이 커집니다. 둘, ②편에서 봤듯 스스로 못 버는 만큼을 지방교부세가 채우는데, 이 돈은 인구가 적고 형편이 어려운 곳에 1인당 더 두텁게 갑니다. 실제로 고령화율은 교부세의존도와도 +0.86으로 함께 움직입니다. 나랏돈이 소규모 고령 군을 떠받치는 구조입니다.
인구가 앞뒤를 다 정했습니다
①편의 '버는 힘'도, ②편의 '메우는 의존'도, 그 바닥에는 인구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줄고 늙은 곳은 스스로 벌 세원이 얇아 자립도가 낮고, 그만큼 교부세로 채워지며, 주민 수가 적어 1인당 액수는 커집니다. 인구 구조 하나가 세입과 세출 양쪽을 정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정해진 돈을 시군은 어디에 쓸까요. 버는 사정이 다른 만큼, 쓰는 데도 다를까요. 다음 편에서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