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세 편이 경남 시군이 '얼마나 벌고, 어떻게 메우고, 왜 그렇게 되는가'였다면, 마지막은 '그래서 어디에 쓰는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도시는 한 해 쓰는 돈의 3분의 1을 복지에 쓰고, 군은 그 자리를 농사와 땅이 채웁니다. 버는 사정이 다른 만큼, 쓰는 데도 갈립니다.

경남 시·군 세출 분야 비중(2024) — 사회복지는 시가, 농림해양수산은 군이 갑절. 경남포스트 제공
경남 시·군 세출 분야 비중(2024) — 사회복지는 시가, 농림해양수산은 군이 갑절. 경남포스트 제공

복지의 도시, 농사의 군

위 그림은 시 8곳과 군 10곳의 세출을 분야별로 견준 것입니다. 가장 크게 벌어지는 두 분야가 정반대입니다. 사회복지는 시가 세출의 32%, 군은 21%입니다. 반대로 농림해양수산은 군이 21%, 시는 9%로 군이 갑절 넘게 씁니다. 도시는 보육·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 같은 복지 사업이 살림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군은 농업·수산 기반과 지역개발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뒤집힌 복지

언뜻 이상합니다. ③편에서 봤듯 늙고 작은 군일수록 주민 1인당 나랏돈을 몇 배 더 씁니다. 그런데 정작 복지 '비중'은 젊은 도시가 더 높습니다. 재정자립도와 복지비중을 견주면 자립도가 높을수록 복지비중도 높은(상관계수 +0.89) 역설이 나타납니다.

까닭은 이렇습니다. 군이 1인당 더 많이 쓰는 건 맞지만, 그 돈은 복지보다 농림·지역개발·기본 행정으로 흩어집니다. 반면 도시는 인구가 많아 보육·수급 같은 복지 '대상'의 머릿수가 많고, 나라가 절반을 매칭해 주는 복지 사업의 규모도 큽니다. 그래서 살림에서 복지가 차지하는 몫이 커집니다.

네 갈래 살림

경남 재정구조 4유형 × 세출 분야 비중(2024) — 도시형은 복지, 최취약 군은 농림수산에 쏠린다. 경남포스트 제공
경남 재정구조 4유형 × 세출 분야 비중(2024) — 도시형은 복지, 최취약 군은 농림수산에 쏠린다. 경남포스트 제공

경남 18개 시군을 재정 구조로 묶으면 네 갈래로 갈립니다. 도시형(창원·진주·김해·양산)은 복지에 36%가 쏠리고 농림은 5%뿐입니다. 최취약 군(의령·하동·산청·함양·거창)은 정반대로 농림이 22%, 복지는 19%로 가장 낮습니다. 그 사이에 통영·사천·거제 같은 해안·중소시, 밀양·합천 같은 중간 군이 놓입니다. 표의 진한 칸이 왼쪽 위(도시·복지)에서 아래(군·농림)로 옮겨 가는 것이 경남 살림의 지형입니다.

갈림은 어디서 오나

결국 버는 구조가 쓰는 구조를 정했습니다. 사람이 몰린 도시는 복지 수요와 국비 매칭이 크고, 사람이 빠진 군은 1차산업과 땅 관리에 돈이 갑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인구와 산업이 다르니 살림의 쓰임도 다른 것입니다.

네 편을 묶으면

경남 18개 시군의 살림은 '얼마나 버느냐(①)'에서 시작해, 모자란 만큼을 '교부세가 메우고(②)', 그 모두를 '인구가 밑에서 정하며(③)', 결국 '쓰는 데까지 갈라놓았습니다(④)'. 스스로 벌 세원이 얇은 곳일수록 나라 돈에 기대고, 그 돈은 복지보다 농림과 땅으로 흐릅니다. 네 편의 숫자가 보여준 것은 잘잘못이 아니라, 인구와 지리가 만든 경남 재정의 골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