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이야기 뒤에는 장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20년 동안 창원시가 사들인 86만 평, 그 바다와 갯벌에는 보호종이 살고 있었고, 사업구역 경계를 두고 주민들의 결이 갈렸으며, 바로 옆에는 같은 바다를 바라보는 다른 대형 사업들이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개발이 멈춰 선 20년 동안, 정작 이 자리를 두고 오간 질문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통합 창원의 한 바다에 겹친 세 사업 — 구산해양관광단지·마산해양신도시는 같은 해양사업과 소관. 경남포스트 제공
통합 창원의 한 바다에 겹친 세 사업 — 구산해양관광단지·마산해양신도시는 같은 해양사업과 소관. 경남포스트 제공

갯벌의 주인들

먼저 이 바다가 어떤 곳인지부터. 사업 예정지 안에는 법으로 보호하는 해양생물이 살고 있었습니다. 2018년 시의회 감사에서 김우겸 의원은 그 조사 결과를 짚었습니다. 사업 예정지 조사에서 기수갈고둥·갯게 같은 보호종의 서식이 확인됐고, 토목공사와 쓰레기 유기로 서식지가 훼손될 위협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겁니다.

개발과 보전이 부딪히는 자리였습니다. 조성계획을 바꿀 때마다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환경단체의 협의를 다시 거쳐야 했고, 그 협의는 사업을 더디게 만드는 또 하나의 매듭이 됐습니다. 지을 것이 정해지지 않은 20년 동안, 이 갯벌은 개발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보전의 대상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두 번째 물음은 주민이었습니다. 이 사업의 협의 창구로는 저도발전협의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협의체에 인근 마을이 모두 참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2020년 지상록 의원이 구복마을 이장이나 어촌계도 참여하느냐고 묻자, 해양사업과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구복마을은 직접적으로 저희들 사업구역 안에 들어오는 마을이 아니기 때문에, 구복마을 주민들은 참여를 안 하고 있고요."

사업구역 '안'이냐 '밖'이냐로 목소리의 자리가 갈렸습니다. 앞서 지상록 의원은 이 사업을 두고 "작게는 4,000여 명의 구산면민과 많게는 2만여 명의 구산·삼진지역 주민들을 대신해서" 말한다고 했습니다. 20년을 끌어온 사업은 그 오랜 시간만큼, 지역의 기대와 피로를 함께 쌓아 올렸습니다.

겹쳐 있는 세 사업

세 번째 그림자는 '중복'이었습니다. 마산·창원·진해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바다를 낀 대형 사업들이 한 시(市) 안에 동시에 놓이게 됐기 때문입니다.

2018년 감사에서 노창섭 위원장은 이 점을 정면으로 짚었습니다. "해양신도시 문제든 구산관광단지, 로봇랜드, 다 해양을 두고 있는 이 사업에… 통합 창원시가 됐는데 중복되는 것은 없는 것인지." 그러면서 "통합 창원시의 전체 밑그림을 보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가야 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시의회의 감사 지적에도 "구산해양단지·해양신도시 사업 중복성 검토 미흡"이 남아 있습니다. 하나의 바다를 두고 여러 사업이 저마다 관광객을 기다리는 구도 자체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2022년 박해정 의원은 이 사업의 청사진에서 낯익은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진해의 웅동복합관광단지가 연상이 되거든요. 딱 보면 민자에 골프레저 있고 숙박지구 있고." 민간 투자를 앞세운 대형 관광단지가 오래 표류하는 모습이, 인근의 또 다른 사업과 겹쳐 보인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다시 세운 목표, 남은 질문

구산해양관광단지는 2024년 착공을 목표로 다시 시동을 걸었습니다. 2023년 감사에서 서영권 의원이 "2024년도 1월 달부터는 아마 착공이 되는 것"이냐고 묻자, 해양사업과장은 "그렇게 계획을 하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20년 가까이 이 사업의 목표연도는 여러 번 밀렸습니다. 관건은 사업비의 90%를 차지하는 민간 투자 4,780억 원이 언제 들어오느냐입니다. 그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