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현덕 의원이 공공시설의 화재 대피용품이 실제로는 안전취약계층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5일 의원은 사단법인 장애인노인자립지원협회 권기범 사무총장과 정담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김현덕 의원이 화재 대피용품의 접근성 문제를 지적하고 공공시설 현장점검을 통해 장애인과 노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무장애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제공)
김현덕 의원이 화재 대피용품의 접근성 문제를 지적하고 공공시설 현장점검을 통해 장애인과 노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무장애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제공)

정담회에서는 공공청사와 복지시설에 화재 대피용 마스크 등 안전용품이 설치되어 있지만 실제 이용에는 여러 장벽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설치 위치가 높거나 보관함을 열기 어려워 휠체어 이용자와 상지 기능이 제한된 장애인이 긴급 상황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각·청각장애인은 화재 발생 사실이나 대피용품의 위치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어린이와 노인도 연기와 혼란이 발생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용품을 찾아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현덕 의원과 권기범 사무총장은 단순히 안전용품을 비치하는 수준을 벗어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장애 유형과 이용자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설치 위치와 사용 방식, 안내 체계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계획과 설계 단계부터 장애 당사자의 의견과 이용 경험을 반영해 누구나 위급한 상황에서 쉽게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무장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논의했다.

김현덕 의원은 "화재 대피용품의 접근성은 평소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문제"라며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일상에서 미처 살피지 못한 작은 불편과 장벽이 위급한 순간에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용품을 설치했다는 사실에만 안주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 실제 이용자의 눈높이에서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은 정담회 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받은 GH복합시설관을 직접 방문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화재 대피용 마스크가 휠체어 이용자의 손이 닿기 어려운 높이에 설치되어 있었다. 장애인 화장실에서는 물 내림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소변기 지지대가 흔들리는 등 관리 미흡도 확인됐다. 화장실 출입구가 별도의 문 없이 천으로만 가려져 있어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도 드러났다.

김현덕 의원은 "BF 인증을 받은 건물에서도 실제 이용 과정에서는 여러 불편과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인증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시설이 본래 취지에 맞게 작동하고 관리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안전과 편의는 시설을 설치하거나 인증을 받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계획과 설계부터 설치, 유지관리까지 장애 당사자의 의견과 이용 경험을 반영해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