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창원NC파크 관중 사망사고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조사 절차를 다시 가동했다. 경남도는 지난 29일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창원NC파크 구조물 탈락사고와 관련한 ‘제1회 경상남도 사고조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3월 29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리던 창원NC파크에서 발생했다. 3루 쪽 매점 벽 상부에 설치된 길이 2.6m, 폭 40㎝, 무게 약 60㎏의 금속 루버(외장재)가 관중석 쪽으로 떨어지면서 관중 3명을 덮쳤고, 중상을 입은 20대 관람객 1명이 이틀 뒤인 31일 병원에서 숨졌다.  대형 스포츠시설 외벽 구조물이 관중 위로 떨어진, 매우 중대한 안전사고다.

4개월 멈췄던 조사…경남도가 넘겨받아 ‘절차 정상화’

사고 직후 창원시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설물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현장 조사와 구조 검토 등을 진행해 왔다. 위원회는 올 7월까지 5차 회의를 열었지만, 제5차 회의 이후 약 4개월 동안 별다른 대안 없이 회의가 열리지 않아 사실상 조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이 같은 공백을 두고 유가족과 지역 사회에서는 “진상 규명이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사고 대상 기관인 창원시가 조사까지 맡는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지난 10월 경남도 국정감사에서 “경남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조사 주체의 조정을 주문했다. 

경상남도는 지난 29일(토) 경상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창원NC파크 구조물 탈락사고와 관련해 제1회 경상남도 사고조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경상남도 제공)
경상남도는 지난 29일(토) 경상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창원NC파크 구조물 탈락사고와 관련해 제1회 경상남도 사고조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경상남도 제공)

경남도는 이런 요구와 유가족의 애로사항을 이유로, 멈춰 있던 창원시 사고조사위의 업무를 도 사고조사위원회로 이관해 절차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유가족의 고통을 덜고 신속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도 차원의 사고조사위를 구성·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9일 열린 첫 회의에서는 그동안 창원시 사고조사위가 수행한 조사 결과와 회의 자료를 확인하고,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사실관계 재점검, 위원별 역할 분장과 향후 일정 등 조사 활동 재개를 위한 세부 사항이 논의됐다. 

 “위원 구성 편향됐다”는 NC…도 “법령상 결격 없어, 전원 유지”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 측은 앞서 “국토교통부가 추천한 위원이 1명뿐”이라며 창원시 사고조사위원회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경남도가 확인한 위원 구성은 구단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경남도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사고조사위는 총 11명으로 ▲창원시의 요청에 따라 중앙시설물 사고조사위원단(국토부 장관이 전문분야별로 100명 이내로 구성) 중 참여 의사를 밝히고 위촉된 위원 3명 ▲국토교통부 추천 위원 3명 ▲창원시 사고조사위에서 자체 추천해 위촉한 위원 2명 ▲경남지역에서 추천해 위촉된 위원 3명(대학교수 2명, 법률 전문가 1명)으로 꾸려져 있다. 

해당 위원들은 관련 법령에 따라 처음에는 창원시가 구성했으며, 이번에 경남도가 사고조사위를 넘겨받으면서도 위원 전원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법령상 제척·기피·회피·해촉 사유를 다시 검토한 결과, 위원 전원이 결격 사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사고조사위원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운영이 중요하다”며 “피해자들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신속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조사위원회에 소속된 위원은 제척·기피·회피에 관한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한 위원에 대한 해촉이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법이 정한 사유가 아닌 이상, 외부 압력이나 이해관계자의 요구만으로 위원을 교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동시에 경남도로서는 ‘위원 전원 유지’라는 결정을 내린 만큼, 향후 조사 과정에서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도록 회의 운영과 정보 공개에서 최대한의 투명성을 보여야 할 부담도 안게 됐다.

회의자료·실험·용역 결과 모두 넘겨받아…“정기 회의로 재발 방지까지”

경남도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창원시 조사위에서 확보해 놓은 회의 자료와 각종 실험·용역 자료 일체를 모두 이관받아 조사를 재개한 상태다. 위원장은 “정기적인 회의를 개최해 신속하고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사고 경위를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루버의 설계·시공 과정에서 구조적 안전성이 충분히 검토됐는지 ▲정기 점검 과정에서 탈락 위험 징후를 놓치지 않았는지 ▲경기장 관리 주체 간 책임과 역할이 명확히 나뉘어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고는 대형 야구장 외벽에 설치된 장식 구조물이 관중석 위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창원NC파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다중이용시설의 구조물 안전 수준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외벽 장식재·간판·루버 등 부착물에 대한 전수 점검과 설계 기준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는 사고조사위 활동과 별개로, 도내 공공시설과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한 안전 점검과 제도 개선 방안도 병행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조사위의 최종 보고서는 향후 경기장과 공연장, 대형 쇼핑몰 등 인파가 몰리는 시설의 외장 구조물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언제까지, 무엇을 조사할지” 구체 로드맵 요구도

유가족과 시민들이 무엇보다 궁금해하는 것은 ‘언제까지 어떤 내용이 밝혀지느냐’다. 첫 회의에서 조사 재개를 공식화한 만큼, 경남도가 ▲현장 조사와 구조 안전성 분석 일정 ▲중간 조사 결과 공개 계획 ▲최종 보고서 발표 시기와 이후 후속 조치(시설 보강, 운영 기준 개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조만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창원NC파크 사고는 야구 관람을 즐기던 시민이 경기장 구조물에 의해 생명을 잃은 참담한 사건이다. 도와 창원시, 구단과 시설 관리주체 모두가 이번 사고조사위를 계기로 “떨어져서는 안 될 것”이 다시는 관중의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도록,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는 엄정하게, 재발 방지 대책은 실효성 있게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