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대학교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로 경남 도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닫은 한국국제대학교가 매각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파산 이후 자산 처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역사회와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자 관계기관들이 상설협의체를 출범시키며 새로운 해법 찾기에 나섰다.

지난 2일 창원지방법원 파산1부(재판장 이봉수 부장판사)는 법원 본관 소회의실에서 ‘한국국제대 매각 상설협의회’ 첫 회의를 열었다. 협의회에는 교육부, 한국사학진흥재단, 경남도, 경남도교육청, 진주시, 파산관재인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해 매각 현안과 민원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매각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한국국제대는 2023년 7월 학교법인 파산으로 문을 닫은 뒤 법원이 지정한 파산관재인을 통해 자산 매각이 추진돼 왔다. 부설 유치원, 오피스텔, 빌딩 일부 매각에는 성과가 있었지만, 핵심 자산인 대학 본부 부지와 건물은 여전히 매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국제대의 부채 규모는 체불 임금 약 200억 원, 등록금 반환 및 미지급금 등 총 380억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내 폐교 대학 22곳 중 교직원 체불 임금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곳은 한국국제대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교직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진주시와 경남도가 공적 차원에서 매각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민간 매각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지자체 매입 후 공공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한국사학진흥재단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폐교된 대학 매각 사례를 보면, 지리적 위치와 활용 용도의 제약 때문에 민간보다 지자체 매입 사례가 많다”며 “공공기관이 매입해 지역 주민을 위한 교육·복지·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파산관재인 이수경 변호사도 “대학 부지를 항공우주 성능시험장의 보조 거점이나 경상국립대병원과 연계한 노인요양시설, 자활센터, 의료연구·교육연수원, 문화·체육·관광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결단을 주문했다.

 

매각 지연은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폐교 이후 방치된 캠퍼스 일대가 무단 침입, 기물 파손 등 각종 사건의 무대가 되면서 안전 사각지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인근 주민들은 “밤이 되면 불법 출입이 빈번해 불안하다”며 조속한 활용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창원지법은 이번 협의회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상설협의회를 통해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채권자 보호와 조속한 매각을 지원할 것”이라며 “3개월마다 회의를 정례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