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김해시 주촌면의 한 토종닭 농장에서 6월 29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확진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도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 검체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되자 곧바로 가축방역관과 초동방역팀이 투입돼 농장 출입을 전면 통제했고, 같은 날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도내 모든 가금농장·사료공장·축산차량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김장호 농정국장이 주재한 가축방역심의회는 “초동 차단이 골든타임”이라며 발생농장 반경 10 km를 ‘중점방역지대’로 지정, 가금류 반·출입을 금지하고 살처분·소독·정밀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발생농장의 닭은 당일 전량 살처분됐고, 역학조사에서 접촉 가능성이 제기된 시설 1곳도 즉각 소독·폐쇄 조치가 완료됐다.
이번 사태는 올여름 전국 가금농장에서는 두 번째, 경남에서는 지난겨울 창녕·거창 오리농장 이후 반년 만에 발생한 고병원성 AI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올 4월 초까지 전국 46개 농장에서 H5N1형이 확진됐으며, 이 과정에서 전체 사육 가금 7,760만 마리 중 1.8 %가 살처분됐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에도 바이러스가 잔존할 만큼 변종의 환경 적응력이 높아졌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지난 4월 충남 아산의 원종계 농장, 5월 전북 김제의 메추리 농장, 6월 초 강원 홍천의 산란계 농장 등에서도 H5N1이 잇따라 검출됐다.
경남은 전국에서 네 번째로 가금 사육 두수가 많은 지역이다. 특히 김해·창녕·사천 3개 시‧군에만 전체 사육 마릿수의 62 %가 몰려 있어 단일 농장 발병이라도 확산 시 파급력이 크다. 도 방역본부는 ①농가별 일일 예찰 ‧ 소독 ②외부인·차량 차단 ③야생조류 분변 검사 확대 ④축산 종사자 인체 감염 감시 등 4대 추가 조치를 즉시 가동했다.
방역본부 관계자는 “H5N1은 발병 초기 폐사율이 70 % 이상 치솟고 전파 속도가 빨라 ‘신속성’이 방역 성패를 좌우한다”며 “농가 스스로 기계·장화 소독과 사료‧분뇨 반입 차량 차단을 생활화해야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충격도 무시할 수 없다. 조류인플루엔자 한 건이 발생하면 살처분 보상금, 소독·방제비, 물류 차질로 인한 생산 감소분을 합쳐 평균 30억 원가량의 직·간접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 농경연 분석이다.
이미 AI 여파로 올해 들어 계란 평균 도매가는 전년 대비 12 % 상승했고, 육계 도매가격도 동일 기간 8 % 올랐다. 정부는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하면서도 방역수칙 위반 농가에는 최대 40 %를 삭감하는 ‘차등 보상제’를 적용하고 있어 농장주들의 자율 방역 의지를 주문하고 있다.
도 방역당국은 “10 ㎞ 보호지역 내예찰 결과 추가 양성 건이 없고, 발생농장 초기 폐사율이 낮아 조기 차단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도, 최근 야생조류 · 포유류에서 H5N1이 검출된 사례를 들어 “철새 도래지·저수지 주변 농가가 방심하면 추가 전파 위험이 크다”고 재차 경고했다.
도내 모든 가금농장은 의심 증상(급격한 폐사, 사료·물 섭취량 감소, 산란율 저하) 발견 즉시 가축방역기관(☎ 1588-4060)으로 신고해야 하며, 축사 내외부 소독을 하루 두 차례 이상 실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