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1시, 창원시 진해구 덕산동 누리마을감자탕 앞마당이 주민들로 북적였다. (사)대한학교폭력예방장학 경남협회(회장.변갑수)가 주최한 ‘무료 칼갈이 봉사활동’이 열리면서, 동네 주민들이 손에손에 주방칼을 들고 하나 둘 모여든 것이다.
이번 재능기부 행사는 무뎌진 주방칼을 새 칼처럼 갈아주며 “주방에서 요리의 즐거움을 되찾자”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일주일 전부터 덕산동주민자치회가 골목길 곳곳에 걸어둔 현수막을 보고 이날을 기다려온 주민들은 점심 시간이 지나자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행사장 한쪽에는 접수처가, 다른 쪽에는 칼갈이 기계가 설치됐다. 접수대 위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주방칼이 빠르게 쌓여 갔고, 기계 앞 봉사자들의 손놀림도 덩달아 바빠졌다. 봉사자들은 칼날 상태를 확인하고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갈아낸 뒤, 날이 선 칼을 신문지에 곱게 싸서 다시 주민들에게 돌려줬다.
“오래 써서 못 버린 칼인데, 이렇게 다시 새 칼처럼 만들어주니 정말 고맙네요.”
칼을 받아 든 한 주민은 반짝반짝 윤이 나는 칼을 들여다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곳곳에서 “이제 썰고 다지는 맛이 나겠다”, “오늘은 칼 잘 드니 장 봐서 요리해야겠다”는 웃음 섞인 대화가 이어졌다.

칼갈이 기계는 오후 내내 쉴 새 없이 돌아갔고, 행사는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하루 동안 약 60여 가구에서 가져온 주방칼 150자루가 넘는 칼이 새 생명을 얻었다. 봉사자들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혔지만, 행사가 끝날 무렵 모두 “생각보다 많이 찾아주셔서 보람 있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누리마을감자탕 앞마당에 설치했던 천막이 하나 둘 걷히자, 동네는 다시 평소의 고요함을 되찾았다. 하지만 주민들 손에 들린 반짝이는 칼만큼은, 이날의 따뜻한 봉사와 이웃의 정을 오래 기억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