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설립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해군사관학교 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진해지역위원장인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정부와 국회를 잇달아 찾아 진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나섰다.

황 전 총장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만나 국군사관학교 통합 추진과 관련한 진해 지역사회의 우려를 전달하며 "해군사관학교 이전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진해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안규백 국방장관을 면담하고 있다.황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삼군사관학교 통합과 관련 진해시민의 의견을 피력했다. (사진/황기철 전 해군총장 제공)
24일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안규백 국방장관을 면담하고 있다.황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삼군사관학교 통합과 관련 진해시민의 의견을 피력했다. (사진/황기철 전 해군총장 제공)

현재 정부 안대로 통합 국군사관학교가 대전 자운대에 들어설 경우, 80년 동안 진해에 자리해 온 해군사관학교의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해군사관학교가 떠날 경우 지역경제 위축은 물론 '해군의 도시'라는 진해의 상징성과 정체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는 진해의 유일한 대학이자 전국 최대 벚꽃축제인 군항제의 대표 명소로, 매년 수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왔다. 시민들에게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진해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자부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해군사관학교의 진해 존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사관학교를 이전하는 대신 합동성 교육이 필요한 과정만 별도 교육시설에서 운영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황 전 총장은 이에 앞서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국회의원과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진해 시민들의 우려를 전달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23일 황기철 전 해군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국회의원을 만나 통합 국군사관학교 설립 추진에 따른 진해지역의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사진/황기철 전 해군총장 제공)
23일 황기철 전 해군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국회의원을 만나 통합 국군사관학교 설립 추진에 따른 진해지역의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사진/황기철 전 해군총장 제공)

황 전 총장에 따르면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과 진성준 국방위원장, 허성무 의원은 해군사관학교 이전이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공감하며 "진해 시민들의 걱정을 덜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전 총장은 "해군사관학교 출신이자 진해 시민으로서 해군사관학교가 지역사회에 갖는 의미와 시민들이 느끼는 정신적·경제적 상실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진해 시민들의 뜻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당과 정부를 상대로 적극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사관학교 이전 문제는 국군사관학교 통합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정부의 추진 방향과 지역사회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