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수능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지난해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의 문제점이 되새겨지고 있다. 2026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를 기록하며 절대평가 도입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상대평가인 국어·수학의 1등급 기준(4%)보다도 낮다. 「무한경쟁 완화」를 내걸고 2018학년도부터 시행된 절대평가가 9년째를 맞았지만, 수험생들은 예측 불가능한 난이도 변동에 시달리고 있다. 같은 문제가 올해 수능에서도 되풀이될 우려가 크다.

[교육 시선] 수능 절대평가, 「난도 롤러코스터」 방치 안 돼

절대평가 도입 취지는 명확했다. 교육부는 2014년 12월 「상대평가 체제가 성적향상을 위한 무한경쟁을 초래하고 교육과정 범위를 넘는 과잉학습을 유발한다」며 절대평가 전환을 공표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렀다. 2018학년도 이후 수능·모의평가 영어 1등급 비율은 최대 15.97%(2023년 9월)에서 최소 1.47%(2025년 6월)까지 14.5%포인트나 벌어졌다. 수능 기준으로도 2021학년도 12.66%와 2026학년도 3.11% 사이에 9.5%포인트 격차가 발생했다. 이런 「난도 롤러코스터」 속에서 학생들은 안정적 학습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1등급 비율 목표 범위를 사전 공개하고, 출제 과정에서 검토위원 의견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사후 공개해야 한다.

문제는 출제 관리 체계의 구조적 부실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현장조사 결과, 2026 수능 영어는 전체 45문항 중 19개(42%)가 출제 과정에서 교체됐다. 국어(1문항), 수학(4문항)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변동이다. 잦은 문항 교체로 난이도 점검 절차에 연쇄적 차질이 생겼고, 「난도가 높다」는 검토위원들의 지적조차 수용되지 않았다. 절대평가 영역임에도 교사 출제위원 비율이 33%에 그쳐 전체 평균(45%)보다 낮았던 점도 현장 감각 부족을 초래했다.

결과는 절대평가 취지의 전면 부정이다. 통계청과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9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는 2023년 24만 8000원에서 2024년 26만 4000원으로 늘었다.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자 불안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최악의 난도」를 가정하고 보충학습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승걸 평가원장이 지난해 12월 「절대평가 취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유감만으로는 흔들린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교육부는 올해 2월 교사 출제위원 비중을 50%로 확대하고 AI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 이행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시스템 개편 이전에 필요한 것은 난이도 관리 기준의 명문화다. 1등급 비율 목표 범위를 사전 공개하고, 출제 과정에서 검토위원 의견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사후 공개해야 한다. 문항 교체 횟수와 사유도 투명하게 공개해 출제진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2027학년도 수능이 다시 「난도 롤러코스터」를 반복한다면, 절대평가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