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지난해 12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7개월이 흘렀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섰고, 경남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경남의 고령인구 비중은 23.2%로 전국 평균(21.2%)을 웃돌며, 통영·사천시는 27%를 넘어섰다. 일부 지역은 고령인구가 40%를 초과해 「초초고령화」 수준에 이르렀다. 2017년 345만명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드는 경남 인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332만명까지 감소했다.

[인구 절벽] 초고령사회 노인빈곤, 일회성 지원으론 답 없다

정부는 올해 노인복지 예산을 29조 3,161억원으로 증액하고, 기초연금을 34만 9,360원으로 6,850원 인상했다. 노인일자리도 109만8천개에서 115만2천개로 늘렸다. 수급 대상자는 736만명에서 779만명으로 확대됐다. 언뜻 보면 노인 복지가 강화되는 듯하지만, 이는 대부분 현금 지급과 단순 일자리 제공에 그친다. 노인이 스스로 소득을 창출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

노인이 존엄을 지키며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경남도는 올해 예산을 14조 2,845억원으로 편성했다. 전년 대비 14.5% 늘어난 규모지만, 복지분야 국고보조사업이 1조 6,400억원 증가하면서 도비 부담은 3,000억원 가량 추가됐다. 진주시는 고령화율 22.1%에 재정자립도는 25%에 불과하고, 통영·사천시는 재정자립도가 20% 내외다. 중앙정부가 복지 예산을 늘릴수록 지방은 매칭 부담에 허덕이는 구조다. 경남도가 인구감소지역 11곳에 지방소멸기금 402억원을 포함해 7,968억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마저 인프라 확충과 일회성 사업에 집중돼 지속가능성은 의문이다.

문제는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 1위라는 사실이다. 기초연금을 몇만 원 올리고 단순 노인일자리를 늘린다고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생산인구는 급감하는데 부양 부담은 중년층 이하에 집중된다. 경남도가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 1.0명 회복과 외국인력 10만명 유입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이 역시 인구 수 유지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노인의 경제적 자립 방안은 빠져 있다. 현재의 복지 체계는 노인을 「지원 대상」으로만 규정하고, 그들이 가진 경험과 역량을 경제활동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은 부재하다.

지속가능한 노후소득보장 체계를 구축하려면 생애주기별 소득보장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한다. 청년기부터 노년까지 이어지는 연금 체계 강화, 60대 이상도 전문성을 살려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 재설계, 노인 창업과 사회적 경제 참여를 독려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독일은 「세대 간 일자리 나눔」 제도로 고령 노동자의 전문성을 청년에게 이전하면서 일자리를 유지하고, 일본은 70세 이상도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고용 연령 제한을 철폐했다.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을 「부양 대상」이 아닌 「경제 주체」로 재정의하지 않으면, 복지 재정 파탄과 세대 갈등 심화는 불가피하다. 보건복지부는 당장의 예산 증액 자랑이 아니라, 경남도는 지방소멸기금 집행 방식의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노인이 존엄을 지키며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일회성 지원으로 버티는 시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