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개각 인선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024년 12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및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고,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로부터 성폭력 피해자 보호 정책을 후퇴시킨 인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명 사흘 만에 두 후보 모두 자격 논란에 휩싸인 셈이다.
![[정치 시선] 장관 후보 논란, 투명한 인선 기준부터 세워라](https://storage.googleapis.com/pressdata-media/gyeongnampost/1788328434591-v4ommf.jpg)
문제는 단순히 개별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전문성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기준과 절차로 후보자를 검증했는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문재인 정부는 병역기피·세금 탈루·불법 재산 증식 등 「7대 비리」 검증 기준을 마련했고, 윤석열 정부는 기준 자체를 공개하지 않아 비판받았다. 이재명 정부 역시 1기 내각 인선 당시 지명 경위와 추천자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번 개각에서도 검증 기준이나 배경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인선은 정부 신뢰를 무너뜨릴 뿐이다.
김승원 후보자의 경우 기소유예는 피의사실이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와 결과 등을 참작해 소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처분이다. 다시 말해 혐의 자체는 인정됐다는 뜻이다. 법무부 수장 자리에 범법 혐의를 인정받은 인물을 앉히는 것이 적절한지, 만약 다른 기준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용혜인 후보자 역시 기본소득당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문제, 성평등 정책에 대한 입장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사전 검증이 충분했는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인사청문회가 실질적 검증 장치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무총리와 달리 장관 임명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 없으며, 인사청문보고서가 국회에서 채택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은 그대로 임명할 수 있다. 청문회가 여야 공방의 정치쇼로 전락하는 이유다. 국회가 9월 셋째 주부터 상임위원회별 청문회를 열 예정이지만, 결과가 어떻든 대통령 인사권을 구속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정부는 후보자 지명 전 어떤 항목을 점검했는지, 누가 추천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최소한의 설명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인선 기준이 명문화돼 있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마련하고,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재고하는 관행을 세워야 한다. 공직 후보자 검증이 사적 네트워크나 정치적 고려에 따라 이뤄진다는 의혹을 불식시키려면, 투명한 기준과 절차를 먼저 확립하는 것이 순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인선은 정부 신뢰를 무너뜨릴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