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학생 22명 전원의 학생부 행동특성란을 전년도 다른 학생 자료로 통째로 복사해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해 6월 서울경찰청은 음대 입시비리 혐의로 현직 교수 15명을 포함해 17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년여가 지난 지금도 학생부종합전형을 둘러싼 비리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진단이 확고해지고 있다.
![[교육 칼럼] 학생부종합전형 비리, 공정성 신화의 붕괴](https://storage.googleapis.com/pressdata-media/gyeongnampost/1784768541642-g39krm.jpg)
학종은 수능 점수로 환원되지 않는 학생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평가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현실에서 학종은 생기부 부풀리기, 허위 작성, 전산 무단 접속 등 비리의 온상이 됐다. 대구 사례의 교사는 「해외여행 일정에 쫓겨 작성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22명의 학생 기록을 조작했다. 학생의 미래가 걸린 입시 자료를 이토록 무책임하게 다루는 현장에서 학종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경남 교육 현장에서도 유사한 비리가 언제 드러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지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비리를 원천 차단할 시스템은 사실상 부재하다. 학생부 조작을 막기 위해 지난 학년도 정정을 원칙적으로 불가하도록 제한하고 블록체인 기반 검증 시스템 연구가 진행됐지만, 현장의 조작 수법은 이를 앞서간다. 담임교사나 교과 담당이 마음만 먹으면 학생의 활동 내역을 과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고, 그 진위를 사후에 검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학종이 「교사의 양심」에 의존하는 전형이라는 비판은 정확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학종의 평가 구조 자체가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남선관위는 2021년 채용 과정에서 면접위원의 평가 결과를 무시하고 합격자를 임의로 선정한 뒤 점수를 조작했다. 2023년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이 비리는 「정성평가」라는 이름으로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구조에서 공정성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를 입증한다. 학종 역시 서류와 면접이라는 정성평가에 의존하는 만큼, 외부 감시와 통제가 작동하지 않으면 유사한 비리는 불가피하다.
교육부는 2024학년도부터 자기소개서를 폐지하고 비교과영역을 축소했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생기부 자체의 신뢰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서류 항목을 몇 개 줄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학종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정시 확대 등 객관적 평가 전형을 강화하는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입시는 교육의 신뢰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다. 그 공정성이 의심받는 순간 교육 전체가 무너진다. 학종이 처음 도입될 때의 이상은 아름다웠지만 현실은 그 이상을 배신했다. 경남 교육 현장에서도 유사한 비리가 언제 드러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지금,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당국은 학종의 구조적 한계를 직시하고 입시 공정성을 회복할 의지가 있는가. 학생과 학부모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