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7월 9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음 달 17일 전당대회 이전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며,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 경찰 지휘권까지 모두 폐지해 수사권을 경찰에 완전히 일원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민 61%는 '경찰 견제와 부실수사 방지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폐지 찬성은 23%에 그쳤다. 여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법 강행은 권력기관 개혁이 아니라 또 다른 권력 독점을 초래할 것이 명백하다.
![[권력 감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권력 재편](https://storage.googleapis.com/pressdata-media/gyeongnampost/1784591478231-3qirx1.jpg)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약 3만여명의 수사관을 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를 운영하며 사실상 수사 주체가 됐다. 검찰은 직접수사 범위가 부패·경제범죄 등으로 축소되고,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권만 남았다. 이마저 폐지하면 경찰이 모든 범죄 수사를 독점하게 되는데, 문제는 경찰의 수사 역량과 조직 신뢰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2020년 연간 426건이던 경찰관 징계 건수는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계속 늘어 올해 600건을 넘길 전망이다. 올해 초에는 전국 198개 경찰서에 정보과를 부활시켜 1,400여명의 '정보 경찰'을 배치했다는 사실도 조직 비대화 우려를 키운다.
지지층 다수와 국민 여론을 외면한 채 소수 강성층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가는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흔드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견제 장치 부재다.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났듯 경찰의 강력범죄 은폐·축소 정황이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바 있다.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이후 민주당 의원 11명이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법안을 발의했고, 고민정·홍기원 의원 등이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은 유지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고 의원은 지난 12일 '성폭력 범죄나 사회적 약자 피해 사건에 한해서는 다른 수사기관의 크로스체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홍 의원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보완수사권을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 단체들도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의원 총회와 전문가 토론을 거쳐 신중히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그런데 법안 처리의 키를 쥔 서영교 법사위원장과 김승원 법사위 간사는 지난 20일 김어준 유튜브에 나가 완전히 다른 입장을 밝혔다. 서 위원장은 '보완수사권 삭제는 이미 당론이나 마찬가지'라고 못 박았고, 김 간사는 '8월 17일 전당대회 전 처리를 목표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정청래 전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너무 당당하게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는 것을 보고 놀랍다'며 신중론 의원들을 비판했다. 원내 지도부는 신중론인데 법사위 핵심 인사들이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는 채널에 나가 속도전을 예고하는 상황이다. 당내 신중론과 여성 단체·여론의 우려를 외면한 채 소수 강성 지지층의 비위를 맞추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해외 주요국을 보면 독일·프랑스·이탈리아는 검사가 수사 지휘권을 갖지만 자체 수사인력 없이 경찰을 통제하는 구조다. 일본은 검사와 경찰을 협력 관계로 규정하며 공소 제기 범위에서 제한적 지휘권을 인정한다. 어느 나라도 경찰에 수사권을 독점시키면서 견제 장치를 완전히 없애지 않았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보완수사권 폐지의 부작용을 막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은 '완전 폐지는 헌법 위배'라고 경고했다. 정부 산하 기구와 사법부까지 우려하는 법안을 다음 달 전당대회 전시 효과로 급조 처리하려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흔드는 도박이다.
권력기관 개혁은 견제와 균형을 강화하는 방향이어야지, 한쪽에 권한을 몰아주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국민 61%가 유지를 원하고, 당내 의원 11명이 존치 법안을 발의하며, 법조계와 정부가 우려하는 상황에서 법사위 핵심 인사들이 강성 지지층 앞에서 속도전을 예고하는 것은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한 처사다. 민주당은 의원 총회와 전문가 토론을 거쳐 최소한 '성폭력·사회적 약자 피해 사건 한정 보완수사권' 방안을 검토하고, 10월 공소청 출범 전까지 법조계·시민사회와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지층 다수와 국민 여론을 외면한 채 소수 강성층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가는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흔드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