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맞춰 본격적인 유치전에 돌입했다. 도는 16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 범도민 유치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정치권·산업계·학계·언론계·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민관 협력 체계를 가동했다. 경남도는 이번 유치전에서 방산, 우주항공, 제조업, 물류 등 지역 주력산업과 공공기관 기능의 연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번 출범식의 의미는 단순한 선언보다 경남이 2차 이전 국면에서 ‘준비된 후보지’라는 논리를 공식화했다는 데 있다. 경남도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때 진주 혁신도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이번에는 지역 산업 구조와 연결되는 맞춤형 유치 전략까지 함께 제시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하반기 안에 2차 이전 대상 기관과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이전을 추진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도 더 치열해지는 흐름이다. 경남은 이런 시기를 앞두고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컨트롤타워로 세워 선제 대응에 들어간 셈이다.

경남도는 이날 ‘공공기관 2차 이전 유치발전 전략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전략의 큰 축은 지역특화산업 고도화와 1차 이전 공공기관과의 시너지 창출이며, 이를 위해 주력산업 혁신을 통한 중소기업 진흥, 산업혁신 피지컬 AI 클러스터 구축, 친환경 건설기술 경쟁력 강화, 글로벌 문화관광 도약 등 4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마사회 등 5개 기관을 핵심 유치 대상으로 선정했다. 경남도는 별도로 총 40개 기관 유치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이 내세우는 논리는 지역 산업과 기관 기능의 결합 가능성이다. 중소기업은행은 제조업 기반이 강한 지역 경제와 연결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방산·원전·우주항공 연구개발과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또 KOTRA는 비수도권 수출입 거점 전략과, 한국환경공단은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과, 한국마사회는 레저관광 산업과의 접점이 각각 부각되고 있다. 경남도는 앞으로 정부와 국회, 수도권 공공기관을 상대로 전략적 설득을 강화하고, 혁신도시 정주 여건과 산업 연계성을 앞세워 유치 논리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은 단순한 기관 재배치가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의 실질적 시험대”라며 “경남은 이미 1차 이전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고, 방산과 우주항공, 제조업까지 갖춘 만큼 이전 기관이 지역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움직인다면 이번 이전도 경남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으로 바꿔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도의 이번 행보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지역 균형발전의 상징이 아니라 산업 전략과 연결된 실질 과제로 풀어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유치전의 성패는 출범식 자체보다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이전 대상을 고르고, 경남이 이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올해 하반기 대상 기관 발표가 예상되는 만큼, 경남의 전략은 이제 선언 단계를 넘어 구체적 실행력과 정치적 조율 능력까지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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