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당근 주산지가 한 달 넘게 이어진 강수 부족과 폭염으로 극심한 가뭄에 처해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서 파종이 본격화되는 시기와 가뭄이 겹치면서 농업용수 수요가 폭주하고 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2일 오전 구좌읍 한동리 용수 공급 현장을 직접 찾아 농가 지원 상황을 점검했다.

제주도가 강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구좌 당근 농가를 위해 급수탑 개방과 물차량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가 강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구좌 당근 농가를 위해 급수탑 개방과 물차량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도에 따르면 강수 부족으로 제주 밭작물의 토양수분이 '부족'과 '매우 부족' 단계까지 급락했다. 도는 이에 대비해 지난 7월 24일 농작물 가뭄대책 전담팀을 꾸리고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대응에 나섰다.

현장 대책은 다층적이다. 제주시에서는 공공 관정 467개소와 저수지 8개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정비를 마친 급수탑 148개소를 통해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김녕·월정·한동 등 8개 마을에는 공용 물백 16개(160톤)를 설치해 급수 거점을 빼곡하게 배치했다. 급수 수요가 있는 농가에는 양수기와 물백 등 급수장비 대여도 지원한다.

구좌 지역은 제주 당근의 주산지다. 당근 재배 농가들은 8월부터 파종이 본격화되는데, 현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 농업인은 "파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가뭄이 심해져 지금 발아율이 10%에 불과하다"며 "토양에 수분이 워낙 부족해 물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초기 발아와 생육은 적기 용수 공급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도에 여러 요청을 제시했다.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함께 급수시설 확충, 노후 공급 설비 개선, 장기 가뭄에 대비한 지속적인 현장 지원과 용수원 다변화 등이었다. 위성곤 지사는 이들 건의를 받아 관계기관과 함께 공급 설비를 점검하고 수질 관리와 용수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도는 급한 곳부터 급수지원을 서두르는 한편, 노후 관로 개선과 배수지 증설 등 중장기 용수 확충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위 지사는 현장에서 "발아기 물 공급이 올해 당근 농사를 좌우하는 만큼 기상과 토양수분, 지역별 수요를 끝까지 챙기겠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대책에 반영해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