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2026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공모에서 부림면 여배리 하여마을과 익구리 익구마을을 동시에 따내며 국비 21억 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37억 원을 확보했다.
두 마을은 1980년대 지어진 슬레이트 지붕 주택과 재래식 화장실, 비좁은 농로가 뒤얽혀 호우·폭염 때마다 안전사고 우려가 컸다. 인구 120명 중 65세 이상이 54 %를 차지해 ‘초고령 취약지’로 분류되면서 공모 준비 과정부터 국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군은 지난해 말부터 주민협의체·건축사·사회적경제 전문가로 TF를 꾸려 사업 계획서를 다듬었다. 핵심은 ‘주거·생활·공동체 삼박자 개선’이다. 하여마을에는 23억 원을 투입해 슬레이트 지붕 28동을 친환경 단열 패널로 교체하고, 오수 분리형 화장실 19칸을 신설한다. 마을 안길 560 m는 폭 2.5 m 농로를 4 m 보행·농기계 겸용도로로 확장해 교차로 사고를 줄인다. 빈집 7동은 철거 후 텃밭·미니 주차장으로 바꾼다. 익구마을에는 14억 원이 배정됐다. 첫 단계로 31년 된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한파·폭염 대응 쉼터와 공동급식 시설을 갖춘 복합 커뮤니티하우스로 탈바꿈시킨다. 국토교통부 농촌 보행환경 가이드에 맞춰 LED 보안등·반사경 22기를 설치하고, 마을 외곽 급경사 옹벽 2곳을 보강해 태풍 대비 안전지수를 높인다. 슬레이트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석면은 한국환경공단 지침에 따라 밀폐 포장 후 지정 매립장으로 이송된다.
두 마을 모두 ‘소프트 사업’이 병행된다. 주민 30여 명으로 구성된 마을관리 협동조합이 노후주택 개보수·텃밭 관리·농산물 공동판매를 맡아 자생적 유지관리 체계를 갖춘다. 이를 위해 경남연구원이 운영하는 ‘로컬 프로젝트 스쿨’이 찾아가 사업 기획·회계 교육을 12주 과정으로 교육받을 예정이다. 3년 차에는 경남대 건축학과·한국농어촌공사 합천지사가 협업해 에너지 제로 하우스 시범동 1채를 지어 공공임대로 운영한다.
농림축산식품부 ‘2023 농촌 빈집 정비 사업 결과’에 따르면 빈집 1동 철거 시 주변 주택 평균 실거래가가 4.2 % 상승했고, 슬레이트 철거 후 주민 호흡기 질환 발생률은 18 % 감소했다. 의령군은 두 마을 정비가 완료되면 연간 의료비·재난 복구비 절감 효과가 6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태양광 가로등과 고효율 LED 교체로 연간 전력 38 MWh를 절감해 탄소배출을 17 t CO₂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이다. 1년 차 기본·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2~3년 차에 물리적 정비 80 %, 4년 차에 소프트 사업을 집중 운영한다. 국비·도비·군비 매칭 비율은 70:15:15이며, 주민협의체가 설계 변경·집행 과정에 참여해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한다.
오태완 군수는 “주민이 스스로 필요성을 제안하고 행정이 설계·재원을 뒷받침한 결과”라며 “노후 농촌마을을 ‘살기 좋은 터전’으로 바꾸는 첫 단추를 채웠다”고 말했다.
의령군은 이번 사업을 교두보로 생활 SOC 확충에 속도를 낸다. 올해 하반기 ‘농촌 취약지 그린리모델링 공모’, ‘스마트타운형 상하수 관리 시범사업’도 신청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농촌 정주 여건 개선은 인구 유출을 막는 선제 투자”라며 “여배·익구 모델을 확대해 2030년까지 군 전체 슬레이트 지붕 제로화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