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발표된 한 보고서는 중소기업 신규 대출 자금 중 기존 대출 상환 목적 비중이 2023년 13.6%에서 2025년 25.8%로 급증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그로부터 2주 전인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3년 6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자, 지난해 5월 인하 후 14개월 동결을 끝낸 긴축 전환이었다. 중소기업들에게는 이자 부담이 더욱 무거워지는 악재다.

[경제 분석] 금리 인상기, 중소기업만 뒷짐 지는가

한국은행의 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로, 한은의 목표치 2%를 1%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중동 전쟁으로 석유류 가격이 24.7% 급등하면서 물가 압력이 거세졌다. 근원물가도 2.5%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2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6%, 실질 국내총소득은 3.6% 증가하는 등 성장세도 강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우려까지 겹치면서 긴축으로의 선회는 불가피해 보였다.

수출 대기업의 호황 속에서 중소기업만 뒷짐 지게 만드는 획일적 긴축은, 결국 경제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릴 것이다.

문제는 이 긴축이 경제 주체들에게 고르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도체와 수출 대기업은 호황 속에서 금리 인상 부담을 견딜 여력이 있지만,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은 다르다. 앞서 언급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신규 대출 중 임차료 지급 목적도 2023년 2.2%에서 2025년 16.1%로 7배 이상 늘었다. 「대출로 대출을 갚고 임차료를 내고 나면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데 내수 소비는 위축되니, 중소기업은 이중고에 직면한 셈이다.

한국은행이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1.00%에서 1.25%로 올린 점은 문제다. 정책금융의 취지는 시장금리 급등기에 중소·영세기업의 숨통을 틔워주는 것인데, 기준금리 인상과 동시에 정책금리마저 올리면 완충 효과가 반감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정책자금으로 4조 4,313억 원을 공급하고 있지만, 이미 1월에 신청이 마감된 상태에서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

물가 안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물가를 잡기 위해 중소기업을 희생시키는 구조는 있어선 안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면 장기적으로는 경제 체력 자체가 약화된다. 한국은행의 다음 금통위 일정은 8월 27일이다. 7월 물가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추가 인상 여부가 결정될 텐데, 적어도 정책금융 금리만큼은 동결하거나 오히려 인하해 중소기업에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

물가와 금융안정을 위한 긴축은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부담을 누가 지느냐의 문제는 정책 설계로 조절 가능하다. 업종별, 규모별로 차등화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내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한시적 이자 보전이나 상환 유예 같은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출 대기업의 호황 속에서 중소기업만 뒷짐 지게 만드는 획일적 긴축은, 결국 경제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