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해인사 금동관음‧지장보살이존좌상(금동이존)과 창원 성주사 석조지장보살삼존‧시왕상 일괄(성주사 명부조각)이 7월 1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보물 승격이 예고되면서 경남 불교조각사 연구에 새 전기가 마련됐다.

금동이존은 1351년(공민왕 3) 성주 법림사 대장전 봉안용으로 조성됐음이 복장 발원문에서 확인되며, 관음·지장 두 보살이 한 불단에 병치된 희귀 사례다.
관음상은 고려 말 특유의 유려한 나선형 보관 장식과 세부가 선명한 초승달형 눈매가 돋보이고, 지장상은 사각형 대좌를 사용해 후기 도상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전체에 길게 흘러내린 옷자락으로 율동감을 준다.
두 존상 모두 은입사(銀入絲)로 눈동자를 처리한 흔적이 남아 있어 왕실 발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림사가 16세기 무렵 폐사된 뒤 해인사로 옮겨져 오늘날 구광루에 봉안되었으며, 조성‧이입 과정이 비교적 명확히 전하는 보기 드문 고려 불상이라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
성주사 명부조각은 1681년 조각승 승호‧승언 등 17인이 약 7개월간 작업해 봉안한 작품으로, 지장보살·도명존자·무독귀왕 삼존과 시왕 10위를 비롯한 명부 권속 20여 구가 완비돼 있다.
재료는 당시 영남권에서 유행하던 불석(제롤라이트)으로, 섬세한 세장형 얼굴과 번잡하지 않은 옷주름에서 승호 계열 조각의 전형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제작 당시 배치·채색·복장 상태가 그대로 남아 있어 17세기 후반 명부신앙의 장엄 방식을 재현하는 기준작으로 평가된다. 상인(上人)급 조각승들이 주도한 석조 명부 조성례가 기록·유물 양쪽에서 모두 확인되는 전국 유일의 사례로 꼽힌다.

이번 지정 예고가 확정되면 경남의 국가지정 보물은 총 77건으로 늘어나며, 도내 불교조각 가운데 보물 지정률은 15%를 넘어선다.
도는 향후 학계와 공동으로 ①금동이존 디지털 3D 스캔·XRF 분석, ②성주사 명부조각 원위치 정밀 실측·보존환경 개선, ③두 유물과 연계한 ‘고려·조선 명부 미술’ 학술대회 등을 추진해 연구 기반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인사·성주사·경남관광재단과 협력해 순례형 문화재 탐방코스와 현장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문화유산의 지역 관광자원 활용도 모색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후 연내 보물 지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진병영 함양군수는 “보물 승격은 지방 사찰이 간직해 온 불교미술의 수준을 널리 알릴 기회”라며 “도·시군 차원의 체계적인 조사·보존·콘텐츠화로 문화유산의 공공적 가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