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76년 만에 국가가 유가족에게 보낸 6·25 전사통지서 원본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경상남도기록원과 창녕군이 오는 6월 2일부터 8월 2일까지 창녕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부동의 전쟁: 기록과 삶'이라는 주제로 기획전시를 개최하기로 했다.

경상남도기록원과 창녕군이 6월 2일부터 8월 2일까지 창녕박물관에서 6·25 전사통지서 원본을 처음 공개하는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경상남도 제공)

전사통지서는 단순한 행정문서를 넘어선다. 공문 형식이지만 그 안에는 전사자의 이름과 군번, 전사 장소 등 한 사람의 마지막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전사통지서와 유가족증명서 원본은 전쟁의 무게를 가장 개인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료다. 종이 한 장에 남겨진 누군가의 인생이 76년 세월을 거쳐 오늘 조명받는 것이다.

전시는 행정 기록물만 전시하지 않는다. 당시 생활유품과 사진, 낙동강 방어선 관련 자료, 창녕지역 전투기록 사진, 보도자료와 증언 자료 등을 함께 선보인다. 이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동시에 그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한다.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 전장으로 향한 사람들, 끝내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과 유물로 만나는 방식이다.

전시 제목 '부동(不動, 浮動)의 전쟁'은 멈춰버린 전쟁의 시간과 그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야 했던 사람들의 이중적 현실을 담고 있다. 단순히 과거의 기억에 머물지 않는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는 전쟁과 희생의 현실을 함께 돌아보게 함으로써 기록 속 이름들이 현대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이야기임을 전한다.

이번 전시는 경남 지역에서 처음 시도되는 공공기록물관리기관과 지역 박물관의 공동기획전이다. 경상남도기록원은 기록물의 진본성 확보와 생산 배경 설명을, 창녕군은 유물 수집과 전시 연출을 맡았다. 두 기관의 협업으로 전쟁의 기억을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김일수 경상남도기록원장은 "기록은 과거를 보존하는 동시에 현재를 향한다"며 "76년 만에 처음 공개되는 이 기록들이 국가가 기억해야 할 사람들과 시간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녕박물관에서의 전시 이후 박진전쟁기념관으로 옮겨져 2027년 1월까지 계속 전시될 예정이다. 관람은 무료이며, 전시 및 연계 교육프로그램 일정은 경상남도기록원과 창녕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