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7 월 11 일 ‘2025 인구의 날’을 맞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도민 600여 명과 함께 저출생·고령화 해법을 논의했다.
‘함께 키우는 아이, 함께 만드는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행사는 국제연합(UN)이 1989 년 제정한 World Population Day를 기념해 2011 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운영돼 온 인구의 날 가운데 14번째 경남 행사다. UN이 인구 문제를 지구적 과제로 천명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0.72로 OECD 최저를 기록했고 경남도 0.83으로 턱걸이했다.

행사는 박완수 지사의 영상 인사로 문을 열었다. “최고의 인구정책은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경남을 만드는 일”이라는 메시지 뒤로 창원 시민합창단이 ‘살다 보면 꽃도 핀다’를 합창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인구정책 유공 표창이 진행됐다. 남해군 ‘아이편한 마을버스’ 프로젝트, 김해시 ‘청년리빙랩’이 단체 표창을, 다섯 자녀를 키우며 마을 돌봄 회계를 담당한 합천군 주민 김현진 씨가 개인 표창을 받았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은 청년 공감콘서트였다. 경남대 사회학과 유지은 교수, 인구보건복지협회 윤성미 지회장, 창원 소재 ICT기업에 근무하는 이준형 씨(30) 등 5명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실시간 폴링 앱으로 방청객 150명의 의견을 받아 ‘결혼·출산을 미루는 이유 TOP 3’를 실시간 순위로 뽑았다. 결과는 ▲주거비 부담 32 % ▲경력 단절 우려 27 % ▲양육비 부담 19 % 순이었다. 이준형 씨는 “창원혁신도시 행복주택 덕분에 월세 15 만 원으로 독립했고, 회사가 도비 매칭으로 전세 대출 이자를 지원해 결혼 계획이 빨라졌다”며 지역 정착 경험담을 전했다.
유지은 교수는 “경남 20대 순이동률이 –5.6 %(2023)로 수도권 유출이 여전하다”며, 대학 졸업 후 도내 중소기업으로 이동하는 청년에게 주거비·문화비를 묶어 지원하는 ‘경남 청년패스’ 확대를 제안했다. 윤성미 지회장은 “청년 고충 창구인 ‘인구119’ 콜센터에 접수되는 문의 절반이 육아휴직 사각지대”라며 “출산 3년 이내 재택·시간제 전환을 의무화하는 기업에 지방세 인센티브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장 밖 로비에는 생애주기별 정책 안내 부스 10개가 차려졌다. 도 홈페이지 ‘경남바로서비스’ 통합 페이지를 그대로 옮겨와 ▲임신·출산 건강관리비(최대 100만 원) ▲첫 만남 이용권(200만 원)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월 120만 원) 등 62개 사업을 QR코드로 안내했다. 경남은 2024년 보건소 모자보건 예산 1,545억 원을 편성해 신생아 가정 방문 간호, 산후조리비 지원 등을 전국 최초로 통합 창구에서 신청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양산부산대병원 산부인과와 협업한 태교 VR 체험존, ‘미래형 스마트 육아방’ 시연관이 운영돼 관람객이 AI 수유 로봇·IoT 공기질 센서를 체험했다. 행사장 한편에는 “아이울음 소리가 우리 동네의 심장소리”라는 문구가 걸린 메시지 월이 설치돼, 참석자들은 스티커 메모지에 “결혼 한 번, 이사 두 번, 경남서 끝!” “초등교 통학버스 모든 면 확대” 같은 요구를 적어 붙였다. 해당 메모는 행정에 인계돼 정책 개선 참고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저출생 대응은 단순 출산 장려가 아니라 일·주거·돌봄·문화가 어우러진 삶의 질 혁신”이라며 “도민과 함께 만들 ‘살기 좋은 경남’이 인구 반등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행사의 지속성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인구학회 박정호 박사는 “일회성 이벤트는 인구감소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며 “정책홍보·청년보장·가족친화 기업 인센티브를 묶은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도는 “행사 종료가 끝이 아닌 출발”이라며 팟캐스트 ‘경남인구 톡톡’을 개설해 월 2회 정책 점검·청년 인터뷰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경남도는 인구의 날을 기점으로 ‘경남형 미래인구 TF’를 가동한다. 행정·학계·기업·시민단체로 구성된 20인 자문단이 출산·교육·노인·이주 노동력까지 포괄한 종합대책을 12월까지 수립한다. 첫 과제는 청년 맞춤 주거 5,000호 공급 로드맵과 ‘돌봄 공백 0 % 마을 네트워크’ 도입안이다. 강숙이 여성가족과장은 “아이돌봄 긴급서비스를 30분 내 매칭하는 AI 시스템을 연말에 시범 도입해 돌봄 사각지대를 즉시 해소하겠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