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통도사가 공동 주최한 ‘통도사의 근대 불교 교육운동과 독립운동’ 학술대회가 6월 26일 양산시립독립기념관 강당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행사장에는 통도사 스님 40여 명을 비롯해 학자·시민 등 130여 명이 참석해, 근대 불교가 수행과 의례를 넘어 민족교육과 항일 실천운동의 주체로 나섰던 사실을 함께 되짚었다.

박정수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통도사는 1906년 개설된 명신학교와 뒤를 이은 통도사 학림을 통해 항일 민족교육의 거점이 됐다”며 “불교계·지역사회·학계가 손을 잡고 그 정신을 오늘에 계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덕 통도사 주지스님 역시 “통도사가 지켜 온 호국 불교의 전통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교육·연구 지원을 약속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병길 항일독립운동연구소장은 통도사 구하 스님이 1906년 창설한 명신학교가 승려 교육뿐 아니라 한문·산술·체조 등 근대 과목을 가르쳤다는 기록을 제시했다.
이 학교는 1910년 경술국치 뒤 강제 폐교됐지만 1916년 ‘통도사 학림’으로 재건돼 학생과 승려를 한데 모아 ‘불교 기반 민족운동’의 산실 역할을 이어 갔다. 학림 졸업생인 김상문·오택언 등이 1919년 3월 13일 통도사 앞 신평시장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한 것도 그 산물이었다.
토론자로 나선 김흥삼 (통도사성보박물관), 최영문 (양산시립박물관), 원동필 (부산대) 교수는 “통도사는 구하·용성·만공 등 근대 불교계 선각자의 활동무대였으며, 이들이 전국 사찰과 연대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고 의병을 지원했다”는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발제자들은 특히 통도사 출신이지만 아직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 50여 명의 행적을 추가 발굴 중이라고 밝혀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영상 축사에서 “올해 3·1절에 양산 출신 미서훈 독립운동가 10인이 새롭게 서훈을 받았다”며 “시 차원에서 자료 복원·콘텐츠 제작·기념관 전시 등 후속 작업에 예산과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는 단순 학술 행사를 넘어 현장 증언 채록, 통도사 소장 문헌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3·13 신평만세운동 110주년 국제 세미나 준비 등 공동 과제를 확정하는 자리로도 기능했다.
주최 측은 올 하반기 ‘통도사 학림과 지역 의병 네트워크’ 자료집을 펴내고, 2026년까지 통도사 경내에 ‘근대 불교 항일 교육관’을 건립해 교육·체험·연구를 통합 지원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양산시민 70대 신도 김모 씨는 “통도사를 매일 오가면서도 학교가 있었고 만세운동까지 벌어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지역사가 곧 민족사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 종료 뒤 스님과 참가자들이 함께 ‘통도사 학림 교가’를 합창하는 시간도 마련돼, 학술적 논의가 실제 현장 감동으로 연결되는 의미 있는 마무리를 장식했다.
이날 행사는 근대 불교가 수행·교학의 영역을 넘어 항일 의병과 만세운동, 주민 계몽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재조명하며, 통도사와 양산 지역사회가 독립운동의 ‘잊힌 연결 고리’를 복원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술대회 준비위는 “발표·토론 내용을 토대로 통도사 출신 독립운동가 서훈 신청, 청소년 역사 교육 콘텐츠 개발, 국내외 학술 교류 확대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