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시회장에서 우순기 진해문화원장(가운데)이 참여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제공=진해문화원)

 

지난 25일 오후, 진해문화원 전시실은 한껏 차분한 공기로 가득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작품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온기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3개월 동안 진행된 2025년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사업 ‘느린 손, 깊은 빛’ 프로그램의 결과물이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인 자리였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손끝에 담긴 시간의 온도’. 택배 박스, 파쇄지, 테이크아웃 컵과 유리병 등 흔히 버려지는 물건들이 참가자들의 손끝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기억과 감정을 담은 50여 점의 작품들은 ‘예술과 환경, 그리고 삶의 교차점’을 관람객에게 깊이 전해주었다.

행사에 참석한 우순기 진해문화원장은 “버려지는 물건이 새롭게 디자인되어 예술적 가치를 지니게 된 과정은 참여자들에게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선물했다”며 감회를 전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만든 공예품(자료제공=진해문화원)

참여자들의 소감은 작품만큼이나 진솔했다. 김명화 씨는 “어린 시절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던 기억을 작품에 담았다”며 “내 안의 빛을 표현하는 과정 자체가 치유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최배교 씨는 “조명을 만들며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했던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렸다”며 “그 따뜻한 기억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우울증 완화에 큰 힘이 되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송하준(7) 어린이는 “이렇게 멋진 작품들이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구요?”라며 연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작품 설명을 읽으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지영 문화예술교육사는 “참여자들이  삶의 기억을 작품 하나하나에 녹여내는 과정을 지켜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25일 전시장을 찾은 지역 어린이집 원생들이 작품을 감상 하고 있다(자료제공=진해문화원)

진해문화원 정미희 사무국장은 “이번 전시는 지역민이 예술을 통해 기억과 감정을 나누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이 됐다”며 “앞으로도 예술을 통한 치유와 소통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경상남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진해문화원이 주최·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