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남명선비문화축제 개최
산청군은 남명선비문화축제집행위원회(위원장 최구식)와 오는 20~21일 산청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제47회 남명선비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남명 조식 선생 탄신 522주년을 맞아 남명과 유학사상을 재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와 남명제례, 마당극 등 다채롭게 구성했다.
축제 첫날인 20일 오전 10시 30분에는 ‘남명사상, K-기업가정신의 뿌리’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치러진다.
21일에는 남명제례를 시작으로 축제 개막식과 극단 큰들의 남명 마당극 ‘위대한 스승, 다시 세상을 깨우다’와 국악한마당 공연이 이어진다.
또 김수찬, 허찬미, 류원정, 오유진, 이태환 등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도 펼쳐진다.
이외에도 제25회 전국시조경창대회, 제21회 전국한시백일장, 2023년경남학생백일장, 제8회 남명휘호대회 등 경연대회를 비롯해 제21회 천상병문학제 등 문화행사도 진행된다.
아울러 가훈쓰기, 궁도체험, 족자 만들기, 선비전통놀이체험, 선비복 입고 사진찍기, 의병·장군복 입고 사진찍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지리산 천왕봉을 사랑한 처사 남명 조식
남명 조식 선생(1501~1572)의 고향은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다.
선생은 61세이던 1561년 거처를 산청 덕산(지금의 시천·삼장면 일원)으로 옮겨 덕천강변에 산천재(山天齋)를 짓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썼다.
노년에 접어든 선생이 고향이 아닌 산청을 찾은 것은 지리산을 무척 흠모했기 때문이다.
선생은 자신이 쓴 지리산 견문록 ‘유두류록’에 “두류산(지금의 지리산)을 다섯 방향으로 열한번이나 갔었다”고 자술하고 있는데 그의 지리산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산천재는 산청지역 내에서도 천왕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손꼽힌다.
남명 조식 선생의 천왕봉 사랑은 각별했는데 그 마음은 ‘하늘이 울려도 울지 않는 천왕봉을 닮고 싶다’ 는 그의 시(제덕산계정주)에서도 잘 나타난다.
선생은 산천재를 지은 뒤 앞마당에 손수 매화나무를 심고 애정을 쏟아 돌봤다.
훗날 남명매로 불린 이 매화나무는 올해 수령 462년으로 해마다 봄 천왕봉을 향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남명 조식 선생이 손수 심은 나이 많은 매화나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적지 않은 이들이 해마다 3월이면 이곳을 찾는다.
해마다 이른 봄이면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꽃을 피워내는 대견한 고매(古梅)다.
산천재를 둘러보고 있노라면 매화나무 앞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며 한 수의 시를 읊고 있는 선생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백성을 위한 실천중시 사상, 후학들의 의병활동으로 이어져
산천재에서 나와 길을 건너면 선생의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남명기념관을 볼 수 있다.
기념관으로 들어서면 선생의 생애와 관련 유물, 후학을 기록한 학맥도 등 선생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전시실을 만나게 된다.
남명은 “실천하지 않는 학문은 오히려 죄악”이라 가르쳤다.
그리고 그의 실천중시 사상은 나라의 근본이 되는 백성들을 위하는 마음이 전제돼 있었다.
이런 선생의 가르침은 문하에서 공부한 후학들이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앞 다퉈 의병활동에 나서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와 내암 정인홍, 송암 김면 장군을 비롯해 이노, 전치원, 하락, 조종도 등을 비롯해 50여 명의 제자들이 의병장으로 나서 왜군을 물리치는데 앞장섰다.
결국 경의를 바탕으로 백성을 위해 실천에 앞장서는 남명 조식 선생의 가르침이 임진왜란을 극복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 것이다.
◇연수·세미나 최적지로 각광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산천재 바로 옆에는 남명 조식 선생의 선비정신과 실천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세워진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연수·세미나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해마다 열리는 ‘남명선비문화축제’ 기간에는 많은 관광객과 전국 각지의 유림들이 연구원을 찾아 ‘선비의 고장’ 산청의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연구원은 남명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연구원을 찾는 연수생을 대상으로 청렴·인성·예절을 주제로 한 ‘선비문화체험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명 선생의 민본주의와 실천사상을 시대정신으로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이 이처럼 연수·세미나 최적지로 각광 받는 이유는 우수한 시설 인프라와 지역의 자연환경 덕분이다.
연구원에는 크고 작은 규모의 강의실과 숙박시설 및 식당,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어 학생들은 물론 공무원과 기업 등 단체 연수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남명 선생이 ‘무릉도원’ 같다고 극찬한 덕천강과 지척에 자리한 지리산 천왕봉과 대원사 계곡 등 자연환경이 우수해 ‘힐링 체험’에도 최적지라는 평가다.
산청군 관계자는 “남명선비문화축제는 남명 선생의 민본사상과 애민사상에 기초한 실천유학과 경의사상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선비문화와 유학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문화와 흥겨운 축하공연도 마련돼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포스트]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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