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첫 폐교대학’ 국제대 부지 활용 촉구 건의안

- 7일 조현신 의원…“10차례 유찰, 용도변경․정부지원 길 열어줘야”
- ‘연쇄 폐교’로 지역경제 침체, 지역소멸 대비 법․제도 정비 촉구

경남에서는 첫 대학 폐교 사례인 진주 한국국제대학교가 1년여 간 10차례에 걸친 부지 매각이 유찰되어 실패로 돌아가자, 타 지역처럼 황폐화·흉물화 되는 데 대한 지역사회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경남도의회에서는 국제대 폐교 부지 활용 활성화를 위한 경남도와 정부, 국회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동시에 향후 예상되는 지역대학의 ‘연쇄 폐교’에 대비할 법·제도 정비를 요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



▲ 조현신 경남도의원(국민의힘, 진주3)(경남도의회 제공)


※ 국제대 부지(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48)는 총 42만 4367㎡, 건물은 8만 2094㎡ 규모. 그 외 학교법인 일선학원 소유 자산은 △진주학사 △녹지빌딩 △한국국제대 유치원 △칠암강변맨션 등이 있음


조현신(국민의힘·진주3) 의원은 7일 ‘지역대학의 폐교 부지 활용 활성화 방안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지방 소도시의 외곽에, 그것도 교육용 시설로 건폐율이 20%에 불과한 대규모 학교부지 매각은 절대 쉽지 않다”면서 “성사된다 하더라도 공적자금이 다량 투입된 공공형 재산을 민간기업이 저가로 매입하는 것이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용도로서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국제대에는 '14년 한국사학진흥재단이 공적자금관리기금과 주택도시기금 등 106억여 원을 들여 건립한 ‘행복기숙사’가 있으나 폐교 후 일반채권으로 분류돼 한국사학진흥재단도 돌려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민간 매입 시 공적자금을 가져가는 셈이 된다.


조 의원은 “국제대는 정부 지원으로 지자체가 매입해 공적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나 용도변경이나 정부 지원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가 마땅치 않으므로 우선 국제대의 조속한 활용방안 마련과 향후 예상되는 ‘연쇄 폐교’에 대비한 국회, 정부 차원의 법·제도 정비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에서는 지난 21대에 이어 22대에도 사립대학의 위기대응 혹은 구조개선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나 향후 사립대학의 옥석을 가려 지원을 하거나 퇴로를 열어주는 내용으로 이미 폐교한 국제대 등 전국 22개 폐교 부지 활용을 적용하기 어렵고 향후 폐교되는 대학의 부지 문제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조 의원은 또 “현 시점 전국의 폐교대학 22개 중 21개 대학이 비수도권에 있고, 서울대 연구 중 대학생존율이 70%를 넘는 곳은 서울과 세종이 유일한 사실을 볼 때, 수도권 집중화가 지역대학 폐교와 절대 무관하다 할 수 없다”면서 “수도권집중화→비수도권 대학 폐교→지역소멸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개선하는데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국제대의 매각금액은 10차 입찰 시 최초 입찰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가 입찰에 나섰다가는 교육부 가이드라인이하로 떨어져서 파산관재인이 매수 의향이 있는 민간법인들과 개별협상 중이다. 지연이자(12%)가 붙는 급여채권을 포함한 재단채권과 일반채권을 합치면 400억 원대가 예상된다.


한국국제대학교는 2023년 8월 31일을 끝으로 45년 만에 폐교되었다. 1978년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로 첫발을 내디딘 이 대학은 2003년 4년제 종합대학으로 승격했으나,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난 등으로 인해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폐교 직전 한국국제대의 정원은 393명이었으나 실제 입학한 신입생은 27명에 그쳐 충원율이 6.9%에 불과했다. 또한 밀린 공과금이 11억원, 교직원 체불 임금이 100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한국국제대의 폐교로 인해 재학 중이던 700여명의 학생들은 인근 대학으로 특별편입학을 하게 되었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 2학기와 2024학년도 1학기에 걸쳐 편입학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학생들은 경남지역 대학의 동일·유사 학과로 편입할 수 있게 되었다. 동일·유사 학과가 없는 경우에는 부산·경북지역 대학으로의 편입도 가능하도록 했다.


한국국제대 폐교 부지의 유휴부지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지역산업 클러스터로의 전환이다. 대학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여 지역 특화 산업의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 센터로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또 평생교육시설로의 전환에 대한 의견도 있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 교육 시설이나 직업 재교육 센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밖에 현실성이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사회복지시설로의 전환이다. 노인요양시설, 장애인 복지시설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복지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 끝으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로의 활용에 대한 의견도 있다.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한편, 건의안은 오는 21일 예정된 제418회 임시회 제1차 기획행정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22일 제2차 본회의에 상정된다.

[경남포스트]안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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