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조선업 인력난을 풀기 위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기능 인력을 직접 뽑는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을 가동했다. 법무부가 2025~2026년 운영하는 지역 맞춤형 체류비자 제도의 첫 적용 사례 가운데 하나로, 지방정부가 자체 기준으로 기량을 검증해 선발하는 방식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도는 조선업체와 함께 직종별 평가표를 만들고 도내 기술 전문가로 기량검증단을 꾸려 현장형 시험을 치른다. 1차 수요조사 결과를 반영해 7월 25~27일 태국 방콕, 8월 13일 인도네시아에서 선박도장공·선박전기원 등 기능 인력 60명 이상을 확인 선발한다.

태국현지 기량검증. 도는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주도하는 현지 기량 검증을 통해 우수 기능인력을 선발한다. 도내 조선업체와 공동으로 수립한 기준과 평가 방법으로 도내 조선업체 관계자, 기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량검증단이 직무별 맞춤형 평가를 실시한다. (경상남도 제공)
태국현지 기량검증. 도는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주도하는 현지 기량 검증을 통해 우수 기능인력을 선발한다. 도내 조선업체와 공동으로 수립한 기준과 평가 방법으로 도내 조선업체 관계자, 기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량검증단이 직무별 맞춤형 평가를 실시한다. (경상남도 제공)

합격자는 한국어 능력 검증과 서류심사를 거쳐 사증 발급을 지원받는다. 경남도는 입국 전 ‘경남산업반’과 ‘한국어반’을 운영해 기업 맞춤형 교육과 산업안전 교육까지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제도는 기존 조선업 비자에서 요구하던 해외 경력 요건은 없애고 학력 요건도 완화하는 대신, 직종별 기량검증을 강화하고 한국어 검증을 새로 넣어 현장 적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안정적·투명한 인력 도입을 위해 태국 노동부,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보호부와의 업무협약(MOU)도 추진한다. 도는 7월 24일 태국 노동부 고용국장과 세부 사항을 협의했고, 7월 31일에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송출 비용 과다 방지, 한국어 교육 지원, 사후관리 체계 등 구체안을 논의한다. 이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협력국을 넓힐 계획이다.

경남비자지원센터는 7월부터 가동 중이다. 비자 발급 전후 절차 뿐 아니라 기업 수요조사, 취업 연계, 찾아가는 한국어 교육, 이력 관리, 비자 전환 지원 등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맡는다. 기업 대상 수요조사는 7월 22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되고, 권역별 설명회와 전용 누리집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사람이 없어서 수주를 못 받는’ 조선업의 구조적 인력난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계 부처는 지난해 조선업 생산인력이 1만4천 명가량 부족했다고 분석했고, 업계는 올해부터 매년 1만2천 명 이상 인력 공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정부도 외국인력 쿼터를 늘리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E-9 비자를 13만 명까지 도입하기로 했고, 숙련기능(E-7-4) 전환 추천 규모도 최근 몇 년 사이 대폭 늘었다.

그렇다고 ‘외국인 증원=해결’은 아니라는 경고도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외국인으로 메우는 방식은 땜질 처방”이라는 현장 노동자들의 우려를 전한 바 있고, 경남신문 역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되 구조 개선 없는 단기 처방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도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우수 인력의 안정적 정착까지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조현준 경제통상국장은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산업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역사회와 외국인력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