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도지사 박완수)는 7 월 16 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상남도환경재단 내 탄소중립지원센터(센터장 정판용)와 함께 도내 130여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실습형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2026년 1 월부터 본격 부과될 CBAM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6개 품목을 유럽으로 들여올 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비용을 매기기 때문에, 중소 수출기업도 실제 배출량 산정·검증 체계를 갖추기 위함이다.
EU는 2023 ~ 2025년을 과도기(Phase 1)로 설정해 수출업체에 분기별 보고만 요구했다. 그러나 2026년부터는 ▲제품 단위 내재배출량(Embedded Emissions) 산정 ▲연 1회 EU 공인 검증기관 현장검증 및 보고서 제출 ▲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 구매가 의무화된다. 인증서 가격은 EU ETS(배출권거래제) 시세와 연동되기 때문에, 철강 1 톤당 2.3 tCO₂eq가 배출될 경우 톤당 80 유로 전후의 부과금이 예상된다는 것이 컨설팅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교육은 경남도환경재단 탄소중립지원센터가 주관했으며, 기업 담당자들은 제품 단위 내재배출량을 직접 계산해 보는 실습에 참여했다. 교육진은 ▲범위 1·2(직접·간접 배출) 데이터 수집 ▲배출계수 적용(톤·제품) ▲EU 보고 포맷 입력 과정을 설명하고, 보조강사 5명이 업체별 시트 작성 오류를 즉석에서 잡아주는 맞춤 지원을 제공했다. 실습에는 실제 냉간압연강판 10 톤, 알루미늄 압출 프로파일 5 톤의 생산데이터가 예시로 쓰였다.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한 부분은 ‘공급망 단위의 정확한 배출계수 확보’였다. EU 집행위는 2024년 7 월부터 현지 생산자의 측정값을 우선 적용하도록 의무화했지만, 비EU 공급사는 아직 표준화가 미흡해 업체가 자체적으로 서류를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경남 소재 한 볼트·너트 수출업체 관계자는 “중국 제철소에서 받은 배출계수가 EU 인정 포맷이 아니라 재검증을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EU는 중소기업 규제 완화를 위해 연간 50 톤 이하 수입분을 면제하는 초안을 2025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지만, 도내 철강·알루미늄 수출기업 다수는 해당 기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경남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도내 6개 품목 2024년 대EU 수출액은 8 억 8,000만 달러로 전국의 15 %를 차지한다. 특히 창원·김해의 기계·부품·철강 가공업체는 부가가치율 20 % 미만의 중소기업이 많아, CBAM 비용이 가격경쟁력을 직접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배효길 경남도 기후대기과장은 “이번 교육은 단순한 정보전달식의 교육을 넘어, 기업들이 CBAM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실습 중심으로 교육을 구성했다”라며, “현장 밀착형 지원을 통해 도내 수출기업의 대응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교육 영상을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연중 제공하고, 올 하반기에는 ▲공급망 배출계수 확보 컨설팅 ▲EU 공인 검증기관(Verifiers) 초청 설명회 ▲스마트팩토리·MES 연계 탄소데이터 자동수집 솔루션 도입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 과장은 “CBAM 대응에는 회계·환경·무역·ICT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K‑배터리·K‑조선이 세계 시장에서 탄소비용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지자체·업종단체·ICT기업의 협업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경남도는 오는 9월 ‘CBAM 대응 통합지원 플랫폼’을 출범해, 배출계수 라이브러리, 자동 산정 툴, 샘플 보고서, FAQ 등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환경부·산업부 공모사업과 연계해 배출데이터 모니터링 장비 구축비를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EU가 제시한 “탄소누출 방지” 정책은 미국·영국·캐나다 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도내 수출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가격경쟁력 약화가 전 세계 시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경남도의 실습형 교육이 기업 현장에 안착해 ‘탄소 회계’ 역량을 체질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