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가 올해 말산업실태조사에 도내 농가와 사업체의 전폭적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7월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조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매년 수행하는 국가승인 통계로, 말 사육 현황과 산업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 자료다. 경남의 말 사육농가 46호, 사육 두수 834두, 승마시설 41곳이 제공한 2024년 통계는 학생승마체험 예산과 방역 지원 기준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돼 왔다.
조사 방식은 간단하지만 체계적이다. 전문조사원이 농가와 사업체를 직접 방문해 ▲조직 형태 ▲경영 현황 ▲종사자·자격증 보유 인원 ▲사육·승마 시설 ▲마필 세부 정보(칩 번호·품종·사용 용도·실소유주) 등을 확인한다. 개체 조사는 말의 어깨높이·연령·등록 여부를 현장에서 측정하는 방식이어서 조사 결과가 방역·혈통 관리 데이터베이스와 곧바로 연동된다. 경남 축산과는 “목장별로 30분 정도 소요되며, 입력정보는 통계 목적 외로는 열람할 수 없도록 법으로 보호된다”고 강조했다.
말산업은 ‘작지만 파급력이 큰’ 축종으로 꼽힌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제3차 말산업발전 기본계획(2024-2028)’에 따르면 말 한 마리당 생산유발 효과는 936만 원, 고용유발 효과는 0.027명으로 한우·돼지 대비 23배 높다. 경남은 전국 4위 사육 규모를 기반으로 학생승마체험, 유소년 승마단, 승마관광 농가체험 등 5대 육성 사업에 올해 19억 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도내 승마 인구는 2019년 9,800명에서 2024년 1만 4,200명으로 45 % 늘었다.
실태조사는 이러한 정책 성과를 정밀 진단하는 도구다. 실 예로 2022년 조사에서 ‘산모·영유아 승마 특화시설’ 증설 필요성이 확인되자, 도는 산청·함안에 임산부 힐링승마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했고 만족도 92 %를 기록했다. 올해는 ‘말 산업 고용안정성’ 항목이 추가돼 조련·재활승마·장제 전문인력의 근무 여건도 면밀히 살핀다. 마사회 부경본부 관계자는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자격증 체계 개편이나 훈련 인프라 투자의 근거가 명확해진다”고 설명했다.
농가들도 조사의 필요성을 체감한다. 합천에서 승용마 15두를 사육하는 A 씨는 “AI·구제역은 소·돼지가 주 대상이어서 말 농가는 항상 지원이 뒷순위였다”며 “실태조사 덕분에 2023년부터 마필용 소독약과 방역장비 지원 항목이 신설돼 비용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소규모 농가는 “조사원이 평일 오전 방문해 영업 차질이 생긴다”는 불만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경남도는 조사원 예약제를 도입해 주말·야간 방문 선택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제 비교에서도 데이터 기반 정책의 효과는 입증되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는 2010년 말산업 전수조사를 시작한 뒤 외승트레킹 루트·재활승마센터를 확충해 말산업 GDP 비중을 0.12 %에서 0.19 %로 끌어올렸다. 유럽연합(EU)도 2년 주기로 ‘Equine Census’를 실시하며 동물복지·방역지침을 신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러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2026년부터 승마체험장 안전인증제, 고령 말 복지지원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경남도 박동서 축산과장은 “통계 정확도가 정책의 정확도로 이어진다”며 “농가와 사업체의 100 % 응답이 곧 지원 확대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는 12월 말산업 실무협의회에서 공유되고, 2026년 예산 편성과 농식품부 평가에 반영된다. 도는 조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응답 완료 농가 방역물품 지원(최대 20만 원)’과 ‘승마체험 할인쿠폰(사업체 전용)’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현장 조사에 관해 궁금한 점은 한국마사회 통계센터(02-509-1800)나 경남도 축산과(055-211-6523)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경남 말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숫자는 결국 현장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번 실태조사가 그 의미를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