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북극항로(노던시루트) 시대를 겨냥해 거점 항만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경남연구원과 함께 12일 열린 세미나는 변화하는 해양물류 환경에 선제 대응하고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을 ‘해양경제의 중심’이자 북극항로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세미나에서는 진해신항을 중심으로 한 단계별 준비와 Sea&Air 복합물류 구상이 공유됐다.

북극항로·해양물류 분야 전문가 7개 기관, 박명균 도 행정부지사, 오동훈 경남연구원장, 박성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박동철 경남도의원, 창원시, 김해시 관련 부서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핵심은 ‘항만·공항·배후단지’의 입체 연결이다. 진해신항은 총 21선석 규모로 추진되며 자동화·지능화 기술을 적용해 글로벌 환적 경쟁력을 강화한다. 2025년 착공, 2029년 3선석 우선 개장(2032년 9선석 확보) 2040년 전면 완공 로드맵이 제시돼 있다. 이 축은 부산항 신항의 기능 보완과 함께 향후 가덕도 신공항과 결합해 Sea&Air 허브로 작동하도록 설계된다. 해양수산부는 신항 피더·잡화부두 조성을 통해 가덕 신공항, 진해신항과의 연계를 공식화했고, 가덕 신공항은 정부 기본계획 상 2029년 말 개항 목표가 제시돼 있다.
다만 ‘북극항로=지름길’이라는 단순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2024년 여름 북극 해빙 최소면적은 위성 관측 이래 하위권을 기록했고, 2025년 7월 평균도 관측 사상 최저권으로 집계됐다. 해빙 감소가 즉시 운항 안정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얇은 얼음·폭풍·해수 온난화가 겹치며 좌초·손상 사례가 늘고, 제재 환경 속 NSR 운영은 정책·보험 리스크를 동반한다. 러시아 운영기관은 올해 외국 선박 통과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히지만, 환경단체의 경고처럼 기후·지정학·생태 위험이 상존한다. 경남이 ‘선제 대비’에 방점을 찍는 이유다.
경남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플랜트 역량과 쇄빙 LNG 운반선(ARC7) 건조 경험이 축적돼 있다. 국내 조선소는 2.1m급 얼음을 돌파할 수 있는 ARC7 LNG선의 상업 건조를 선도해 왔고, 실제 북극권 프로젝트에 투입된 선박을 다수 건조했다. 빙해 운항 선박·부품·극지 운항 기술이 항만·물류 전략과 연동되면, ‘선박–항만–배후 클러스터’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세미나 발제에서는 북극항로의 운항 여건과 지정학 변수, 국내 진출 경과를 재점검하며 진해신항 중심의 단계별 준비 방안이 제시됐다. 논의는 전략 항만 육성, 기반 인프라 확충, 물류 산업 클러스터 강화, 중앙정부 정책 연계로 이어졌다. 경남은 올해부터 대응 정책 연구를 본격화하고 내년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해빙 예측·항로 전망 컨트롤타워, 극지 운항 전문인력 양성 체계, Sea&Air 복합 물류 운영 규범 등을 패키지로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박명균 행정부지사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진해신항이 북극항로 진출거점으로 최적지임을 재확인했고, 경남의 정책 방향을 점검했다.”며, “진해신항을 중심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는 해양물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과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