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최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수출 차질과 물류비 상승, 대금 결제 지연 등 경영 부담이 커진 도내 기업을 돕기 위해 시군에 긴급 지방세 세정 지원 지침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행정안전부가 3월 10일 전국 지방정부에 같은 취지의 지침을 시달한 뒤, 국세청의 법인세 납부기한 연장 조치와 보조를 맞춰지역 기업의 현금 유동성을 지키려는 후속 대응으로 해석된다.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수출 대금 회수 지연과 운송비 상승이 먼저 기업 자금 흐름을 압박하는데, 지방세와 국세의 납부기한을 함께 늦춰주면 단기 자금 경색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국세청은 3월 5일 해운·항공, 정유·석유화학, 중동 수출기업·건설플랜트 등 직접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 납부기한을 3월 31일에서 6월 30일로 3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고, 행정안전부도 지방세 납부기한 연장과 세무조사 유예를 긴급 지원책으로 제시했다.

지원 대상은 중동 사태로 직접 피해를 입은 기업이다. 해당 기업은 지방소득세 등 신고·납부 대상 지방세에 대해 납부기한 연장을 신청할 수 있고, 행정안전부 안내에 따르면 우선 6개월 범위에서 연장한 뒤 필요하면 최대 1년까지 기한을 늘릴 수 있다. 이미 고지된 지방세 역시 고지유예, 분할고지, 징수유예 대상이 되며, 납세담보 요건도 완화해 기업 부담을 낮추도록 설계됐다. 이는 매출 감소 국면에서 세부담 자체보다 당장 빠져나가는 현금을 늦추는 것이 더 절실한 기업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세무조사 대응도 함께 묶였다. 해운·항공, 정유·석유화학 업종과 중동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올해 말까지 지방세 세무조사 착수를 보류하고, 이미 조사에 들어간 경우에도 기업 신청에 따라 조사 중지나 연기가 가능하다. 국세청 역시 원가 부담이 급증한 해운·항공 및 정유·석유화학업종에 대해 직권으로 세무조사 착수를 보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경남도의 조치는 국세와 지방세 양쪽에서 동시에 기업 부담을 줄이는 구조를 갖췄다. 지원을 희망하는 기업은 관할 시군청 세무부서에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등으로 신청할 수 있다.
백종철 경남도 세정과장은 “지금 기업에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위로보다 당장 숨통을 틔워줄 행정”이라며 “세금을 깎아주는 문제와는 별개로, 납부 시점을 늦추고 조사 부담을 덜어주는 것만으로도 수출기업에는 버틸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상황이 언제 진정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도는 중앙정부 조치와 보폭을 맞추면서 지역 기업이 자금 압박 때문에 흔들리지 않도록 가능한 세정 수단을 계속 동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남도의 이번 조치는 지방세 행정을 경기 대응 수단으로 활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중동발 불확실성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경남은 세정 지원에 그치지 않고 수출·물류·금융 지원과 연계한 후속 대책까지 촘촘히 이어가야 지역 기업의 충격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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