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비치남해 리조트

경남 남해군 미조면 설리마을.  지난 7월 4일 대형 리조트 ‘쏠비치남해'가 문을 열었지만, 마을의 공기는 축제보다 분노에 가깝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발파진동.수중 생태계 파괴로 인한 후유증이 여전히 주민들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마을은 깊은 내홍에 빠져 있다.

설리마을 해녀협회는 지난 4월 첫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소노그룹을 상대로 ‘생존권 보장요구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반년이 넘도록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렇다할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아 해녀들의 수심이 날이갈수록 짙어만 간다

한 해녀는 기자에게 “수중작업 중 발파 폭발음에 고막이 찢긴 동료도 있다”며 “1km가 넘는 오폐수관로에서 매일 바다로 흘러드는 천 톤에 각까운 담수 때문에 해양 생태계가 파괴됐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소노그룹 관계자는"주민 피해에 대해 회사의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다만 피해범위와 보상기준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남해미조면 설리마을과 인근 마을 해녀협회원 20여 명이 소노그룹을 상대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제공/설리해녀협회)

주민들의 불만은 소노그룹만이 아니다. 중재 역할을 해야 할 남해군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해녀협회 관계자는 “남해군이 중재자 역할도 하지 않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군민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데 외면당하는 느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낮의 땡볕 아래 피켓을 든 주민의 눈빛은 절박했다. 그는 “해녀들이 물질할 바다를 잃었다. 이제 최소한 먹고살 길은 열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소노그룹도, 남해군도 해녀를 같은 군민으로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생존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호소했다.

남해군은"군이 중재자 역할에 노력했지만 부족한 부분에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면서 "주민과 기업이 원만히 합의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와 적조가 남해바다를 뒤덮으면서 어업인들의 삶은 더욱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주민들은 대형 리조트 개발이 불러온 환경 피해에 더해, 자연재해성 요인까지 겹치면서 생존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남해쏠비치 리조트의 개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을 안고 출발했지만, 그 이면에는 한 마을 공동체의 생존권 위기가 자리한다. 

개발과 보존, 경제와 생존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행정과 기업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설리마을 갈등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