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세를 이어가며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넘어선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정책 책임자들이 연이어 낙관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과열 투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금융위원회 권대영 부위원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동안 빚투를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며 “코스피 5000은 당연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주식 투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지만, 빚투 규모가 사상 최대에 이른 시점에서 나온 이 발언은 시장 과열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역시 지난달 23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국내 주가는 아직 크게 높은 수준이 아니다”며 “버블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언급해 논란이 확산됐다.

한국거래소ㆍ금융투자협회 제공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25조5000억원으로, 2021년 9월 기록한 최고치(25조6500억원)에 근접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한 금액을 의미하며, 투자심리 과열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이와 함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차입공매도 잔고는 18조2000억원에 달해,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월 말보다 243% 급증했다. 이 중 절반가량이 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한미반도체 등 상위 20개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 자체의 상승세는 긍정적이지만, 건전한 조정 없이 과열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며 “정부가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대신 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투자자 김모(45·창원) 씨는 “정부의 ‘코스피 5000’ 발언이 반갑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빚내서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볼까 걱정된다”며 “당국이 책임 있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