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이 검증된 공식을 좇아 대도시의 중심부로 향할 때, 전혀 다른 결의 좌표 위에서 자신만의 단단한 기준을 구축해 가는 이가 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 건축사회환경공학과에서 공간과 구조를 깊이 있게 연구하며 실무적 토대를 다져온 건축가 장용원 대표다.
통합브랜드 '플루티드(FLUTED)'를 이끌며, 그는 감성이나 직관에만 기댄 기존의 로컬 창업 문법에 냉철한 데이터와 공학적 시스템을 이식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의 무대인 강원을 거점으로 삼아, 공간 비즈니스의 새로운 표준을 써 내려가고 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포화된 대도시의 환경을 뒤로하고, 강원을 거점으로 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건축가로 업을 시작하며 마주한 대도시는 이미 시스템이 촘촘하게 완결된 시장이었습니다. 대형 프로젝트를 거치며 값진 실무 경험을 쌓았지만, 개인이 도시 전체의 구조적 흐름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명확했죠. 반면 강원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품고 있음에도, 상업 공간의 체계적인 표준화가 상대적으로 덜 이루어진 곳입니다. 이곳의 자연환경과 로컬이 지닌 결합부에 제가 쌓아온 공학적 역량을 맞물린다면, 단순한 지역을 넘어 훨씬 단단하고 지속 가능한 공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Q.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공간과 건축을 깊이 있게 연구해 오신 이력이 현장 실무에서는 어떤 차별점을 만들어내나요?
공간을 다루는 작업은 결코 모호한 감이나 개인적 직관에만 기대어선 안 됩니다. 학문적 현장에서 다각도로 검토해 온 체계적인 건축적 연구들은 제 모든 설계의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이 되어줍니다. 공간 내부의 조도, 공기의 흐름, 효율적인 동선 같은 물리적 변수들은 철저한 수치와 데이터로 환산되어야 하죠. "왜 이 공간에 머물면 이토록 편안한가"라는 질문에 감성적 수식어가 아닌 명쾌한 공학적 근거로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전문성이 성립됩니다. 이러한 연구 기반의 접근이 클라이언트와 시장의 깊은 신뢰를 이끌어내는 핵심 동력입니다.
Q. 통합브랜드 '플루티드'의 주력 방향과, 본사쇼룸 및 디저트 부문이 지향하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플루티드는 주업인 건축설계를 바탕으로 공간 브랜딩과 F&B 쇼룸을 유기적으로 아우르는 통합브랜드입니다. 흔히 디저트 전문 브랜드로 오해하시기도 하지만, 플루티드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건축설계와 공간 기획에 있습니다. 디저트 부문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실제 매장을 운영하며 공간의 효율과 고객 반응을 직접 검증하는 '공간 쇼룸 겸 실험실(Experimental Lab)'의 역할을 겸합니다. 이 실험실에서 얻는 생생한 운영 데이터를 다시 건축 설계와 브랜딩에 깊이 접목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Q. 로컬 무대에서 건축가로 활동하며 체감하는 현실과, 이를 돌파하는 플루티드만의 방식은 무엇입니까?
로컬 비즈니스는 여전히 '낭만'이라는 아름다운 허울 뒤에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감성적 접근을 압도하는 냉철한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플루티드는 그동안 연구해 온 설계 철학을 지역 특유의 지형적·지역적 조건과 결합해 고유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자연을 무리하게 거스르거나 덮어쓰기보다, 지형의 맥락을 공학적 논리로 해석해 내부 공간으로 부드럽게 끌어들이는 식이죠. 이러한 태도가 로컬의 투박함을 대도시를 뛰어넘는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바꾸어 놓는다고 믿습니다.
장용원 대표와의 대화는 공간 비즈니스를 지탱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돌아보게 만들었다. 대도시의 익숙한 안락함을 과감히 내려놓고 강원이라는 무대에 학문적 깊이와 엔지니어링 시스템을 투사한 그의 결단은 실리적이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감성 위주의 지역 창업 시장에 정교한 데이터와 솔루션을 더하며 공간의 지평을 넓혀가는 건축가 장용원. 그가 개척해 가는 새로운 비즈니스 궤적은 이미 단단한 현실이 되어 우리 눈앞에 증명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