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도지사 박완수)는 31일 오후 1시 30분 경남도청 중앙회의실에서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신영석)과 공동으로 경남도민연금 사전협의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이영재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조정과장김기영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조성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희재 국립창원대학교 교수이동화 조선대학교 교수남종석 경남연구원 연구위원김성일 이음연구소장 등 정책 전문가와 시군 및 관계기관에서 참석한 가운데▴제도설계의 타당성 ▴수익률과 원금손실 균형 ▴재정분담 및 효과성에 대해 논의했다.
 

경남도는 도민연금 조례 제정, 운영시스템 구축, 예산편성 및 기금출연 등의 행정절차를 연말까지 완료하여 2026년부터 경남도민연금을 도입할 계획이다. (경상남도 제공)
경남도는 도민연금 조례 제정, 운영시스템 구축, 예산편성 및 기금출연 등의 행정절차를 연말까지 완료하여 2026년부터 경남도민연금을 도입할 계획이다. (경상남도 제공)

경남도민연금은 지난 1월 도입 방향 발표 후 연금·복지 전문가 토론도민 의견수렴시군 정책협의 등을 수차례 거쳐 소득 공백기 대비라는 정책효과를 높이기 위해 가입 대상지급 방법 등을 지속 보완해 왔다.

퇴직 이후 월급이 끊기는 순간부터 국민연금이 본격 지급되기 전까지 10년 안팎의 ‘소득 절벽’은 중·장년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백이다. 경상남도가 2026년 시행을 예고한 ‘경남도민연금’은 바로 이 틈새를 메우겠다는 전국 첫 지방 연금 실험이다. 

이날 열린 사전협의 전문가 토론회는 제도 설계와 재정 구조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한 자리였다.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학계 전문가들은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지방비를 매칭하는 방식을 원칙적으로 긍정하면서도, 가입자 형평성·수익률 관리·지방재정 지속 가능성이라는 세 갈래 숙제를 남겼다.

경남안의 핵심은 40~54세 도민이 IRP 계좌에 월 8만 원을 납입하면 도가 2만 원을 보태 최대 10년간 240만 원을 적립해 주고, 55세 이후 연금처럼 나눠 받게 하는 구조다. 소득 공백기를 줄인다는 명목은 분명하지만, IRP의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이 2.85%에 그쳤고 하위 25% 계좌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 원금 손실 방지 장치가 필수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디폴트옵션에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의무 편입하고 분기별 리밸런싱, 금융 교육 의무화를 ‘3중 안전판’으로 제안했다.

재정분담은 도 70%·시군 30% 안과 5 대 5 안이 막판 저울질 중이다. 서부권 재정력 열세 시·군에는 교부세 가산을 통해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된다. “중도해지를 막으려면 지방이 매칭한 지원금은 적립해 두었다가 55세 이후 일괄 지급하는 후불제가 바람직하다”는 창원대 교수 의견도 채택 가능성이 높다. 사회보장위원회 지침상 쟁점 안건은 최장 6개월 안에 협의를 마쳐야 해, 복지부는 “9월 안에는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민연금은 은퇴 후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를 메워주기 위한 경남도의 시책으로서, 2026년 시행을 목표로 현재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상남도 제공)
경남도민연금은 은퇴 후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를 메워주기 위한 경남도의 시책으로서, 2026년 시행을 목표로 현재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상남도 제공)

정책 효과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제시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시뮬레이션 결과 목표 가입자 15만 명이 IRP 연평균 3% 수익률만 유지하면 20년 뒤 도민 연금자산은 1조 3,000억 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경남 지역총생산(GRDP)을 0.3%포인트 끌어올리고 연간 소비지출을 2,200억 원 늘리며, 1%대에 머문 지역 성장률을 자극할 ‘재정 저축통장’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빈집 한 채를 재생하면 생산유발 효과가 1억 3,000만 원이라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처럼, 장기 투자성 금융 자산도 지역 경제를 순환시키는 새 혈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IRP 최저 수익 구간이 마이너스를 면치 못한다는 현실과 금융 문맹률 40%를 웃도는 은퇴 세대의 투자 이해도는 ‘보편 지원’이 아닌 ‘차등 지원’ 카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지방정부가 관계인구 연금 매칭과 복수 주소제 도입으로 정주 전환율 26%를 기록한 선례는 경남형 모델의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시사한다.

경남도는 연말까지 도민연금 조례 제정, 전산 시스템 구축, 기금 출연 근거를 완비해 2026년 1월부터 가입 접수를 받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복지부는 제도 시행 뒤에도 수급률과 재정 건전성을 모니터링해 제도 개선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경남도민연금 도입을 차질 없이 준비해 퇴직 후 소득 공백기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기영 기획조정실장의 약속이 실현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