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 증시가 글로벌 주요국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 수급 문제를 넘어 투자 구조와 산업 편중 등 국내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하루 사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기준 코스피 일간 평균 변동성은 4.82%로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 닛케이 지수(2.26%)의 두 배를 웃돌며 미국, 중국, 홍콩 등 다른 국가 시장과 비교해도 변동 폭이 두드러진다.

시장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한국형 공포지수(VKOSPI) 역시 급등세를 보였다. 지수는 한때 50선을 돌파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통상 변동성 지수가 40을 넘으면 투자자들이 급격한 시장 변화를 우려하는 구간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급격한 변동성 확대의 배경에는 반도체 산업 중심의 시장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전망에 따라 반도체 기업 주가가 크게 흔들리면서 전체 시장도 함께 출렁이는 구조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제기된 AI 거품 논쟁은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를 촉발했다. 외국인은 단기간 두 반도체 종목에서 약 10조 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단기 매매 중심의 수급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점도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코스피 거래량 가운데 개인 비중은 약 67%에 달하며, 코스닥 시장은 78%까지 올라간다. 이는 연기금과 장기 기관 자금 비중이 높은 선진국 증시와 대비되는 특징이다. 개인 투자자 중심 시장은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해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신용거래융자 증가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신용융자 잔액은 최근 31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가 하락 시 강제 청산이 이뤄지는 구조여서 시장 충격이 발생할 경우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불안이 단기적인 상승 피로 누적과 글로벌 변수 확대가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특히 반도체 업황 기대감이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미국 기술주 불안과 외국인 차익 실현이 겹치며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코스피가 반도체 산업 의존도를 얼마나 완화하고 장기 투자 자금을 확충하느냐가 안정성 확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 구조 다변화와 기관 투자 확대 없이는 변동성 장세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