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중동 시장을 겨냥한 K2 전차 개조 모델의 첫 출하를 계기로 방산 수출 지원을 더 넓히기로 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3월 26일 창원공장에서 중동형 K2 전차(K2ME) 출하식을 열고 실물을 처음 공개했으며, 경남도는 이를 도내 중소·중견 협력사의 해외 판로 확대와 연계해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출하는 단순한 시제 공개를 넘어 수출형 무기체계의 ‘시장 적합형 개발’이 실제 제품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동형 K2는 방위사업청이 주관하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관리하는 무기체계 개조개발 과제로, 2024년부터 협력사와 함께 개발돼 왔다. 고온 지역 운용 조건을 반영한 성능 개선이 핵심이어서, 기존 플랫폼을 해외 시장 요구에 맞게 재설계하는 방산 수출 모델의 성격이 뚜렷하다.
이와 함께 제도 여건도 바뀌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2월 방산업체가 수출 홍보와 연구개발을 위해 방산물자를 직접 생산·보유할 수 있는 제도를 처음 시행했다고 밝혔고, 현대로템도 이번 출하식이 지난해 7월 방위사업법 개정 이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실물 장비를 앞세운 수출 마케팅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는 제품 시연을 넘어 수주 활동의 폭을 넓히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에 공개된 중동형 K2는 섭씨 50도 안팎의 폭염에서도 안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수출형 모델이다. 냉각 하우징, 파워팩 방열기, 포탑보조냉방장치, 유압유 냉각장치, 유연소재 연료탱크 등 성능 개선형 부품 5종이 함께 전시됐고, 파워팩과 냉각계통을 중심으로 혹서 대응 성능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행사에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뿐 아니라 주요 중동 국가 무관부도 참석했다.
경제적 파급은 협력사 구조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현대로템은 현재 K2 전차 부품 국산화율이 약 90% 수준이라고 설명했고, 일부 외국산 부품 의존으로 생기던 특정 지역 수출 제약을 줄이기 위해 국산화 개발을 더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국산화 성과를 협력사와 나누는 상생성과공유제를 도입해 비용 절감분을 환원하는 구조까지 마련하면서, 시제 출하가 체계기업 한 곳의 성과를 넘어 부품사 매출과 기술 자립으로 이어질 기반도 함께 다지고 있다.
경남의 지원 방향도 이 흐름과 맞물린다. 경남테크노파크는 2026년 지원사업 목록에 ‘경남 방산수출지원단 운영사업’과 ‘경남 방산 중소기업 생산성향상 지원사업’을 포함했고, 생산성향상 사업은 2022년 이후 5000만달러 이상 수출 수주 무기체계와 관련된 부품 생산기업을 대상으로 금형 고도화와 신규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늘어난 수출 물량에 신속히 대응하고 생산단가와 불량률을 낮추겠다는 사업 목적도 분명히 적시돼 있다.
결국 관건은 시제 공개를 실제 수주와 양산으로 얼마나 빨리 연결하느냐다. 경남도와 현대로템이 강조한 현장형 지원, 협력사 국산화, 수출 판로 연계가 맞물리면 중동형 K2는 개별 완성품 수출을 넘어 지역 방산 공급망 전체의 확장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후속 시험과 공급 대응이 지연되면 상징성에 머물 수 있어, 올해 추진되는 생산성 보강과 수출 지원 사업의 실행력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확인되는 제도·지원 구조를 바탕으로 한 전망이다.
김명주 경남도 경제부지사는 이번 출하를 두고 “중동형 K2가 한 번의 공개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도내 협력업체의 해외 진출로 이어지도록 현장 수요를 더 세밀하게 챙기겠다”며 “수출 지원도 체계기업과 부품기업이 함께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강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현대로템 측도 정부·군·협력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중동 시장 수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출하는 경남 방산이 완성체 생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출형 개조개발과 협력사 동반 진출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중동형 K2의 성능 검증과 수주 확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지역 부품사의 생산성·품질 대응 능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일이 남았다. 경남도가 내세운 방산수출지원단과 생산성 지원 사업이 실제 계약과 납품 단계까지 이어질 때, 이번 시제 공개의 경제적 효과도 더 분명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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