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편지로 교사-학부모-학생 간 신뢰를 회복하려는 울산 학교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울산교육청은 부산지방우정청과 함께 47개 학교에 우표가 인쇄된 엽서 1만7,000부를 지원하며 '마음을 전하는 엽서 쓰기 교실'을 운영 중이다. 디지털 메시지보다 손글씨 편지가 교육공동체 전체에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교육 주체 간 소통 부족과 신뢰 저하가 사회적 화두가 된 가운데, 손 편지는 아날로그 소통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울산교육청이 부산지방우정청과 손잡고 시작한 '몽글몽글한 인성 교실' 프로그램은 '존중과 배려의 학교 문화'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구체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약수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시절 담임 선생님께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 울 것 같아요'라며 순수한 마음을 엽서에 담아 보냈고, 선생님들은 '편지를 받아 정말 기쁘고 감동했다'며 따뜻한 답장으로 사제 간의 끈끈한 정을 나눴다. 한 어린이집 선생님은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께 아이의 순수한 마음에 감동했다며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약사중학교는 감사의 범위를 학교 구성원 전체로 넓혔다. 학생들이 부모님과 선생님뿐 아니라 학교 지킴이, 급식실 종사자들께도 감사의 엽서를 전달했다. 늘 당연하게 여겼던 분들의 노고를 돌아보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면서, 학교 구성원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했다. 남목중학교는 학생자치회가 중심이 돼 현재 담임 선생님뿐 아니라 옛 은사님들께도 감사함을 전했고, 서생중학교는 부모님과 친구, 교사에게 감사를 실천한 뒤 인증하는 활동을 펼쳤다. 호계중학교는 사회정서교육(SEL)과 편지쓰기를 연계하며 학교마다 특색 있는 활동들이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울산교육청은 이를 인성교육을 넘어 진로와 정서 지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꿈꾸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질문과 감사를 담은 편지를 보내고 직접 답장을 받는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직업 세계를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전문 강사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는 편지쓰기 수업과 함께 학생들의 고민에 답장을 전해주는 '온기 우편함'을 운영해 학생들의 마음 건강까지 세심하게 살핀다는 방침이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신뢰는 서로를 존중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며 '손 글씨로 전한 엽서 한 통에는 마음을 잇고 교육공동체를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교과서 안의 지식을 넘어 '사람 사이의 마음'을 배우는 울산의 학교 현장이 우리 교육의 미래를 더욱 밝게 비추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