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단지 / 경남포스트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단지 / 경남포스트

6월 27일 발표된 부동산대책이 단순한 ‘대출 규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소득과 집값에 관계없이 6억원으로 제한하고, 전입 의무와 기존주택 처분 조건을 부과했다. 이로써 과거처럼 ‘일단 사두자’는 식의 투자 분위기는 사라지고, 주택 구입에 있어 ‘살 수 있는 조건’과 ‘보유할 이유’가 명확해야 하는 시대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수요 자체는 여전히 존재한다.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핵심 지역은 여전히 현금자산가들의 안전한 보유처로 인식되고 있다. ‘한 채만 살 수 있다면 어디를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입지와 희소성이 뛰어난 지역으로의 쏠림현상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람코자산신탁에 따르면, 자산가들은 이번 시장을 ‘실수요 명분의 매수기회’로 보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조차 무력화할 정도로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추가 대책으로 수도권 전세담보대출 한도 제한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규제가 갭투자를 차단하고 있음에도 집값 상승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배경에는 소득격차 확대와 유동성 자금이 있다. 2024년 기준 연소득 상위 20% 근로자 가구의 1인당 평균 순자산은 6억3,000만원을 넘어서며, 이들은 대출 없이도 주택 매입이 가능한 ‘캐시 리치’ 계층으로 분류된다. 현재의 규제 환경은 오히려 이들에게 유리한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디지털자산 기반 신규 수요가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의 디지털자산 보유율은 14%를 상회하며, 코인·주식·채권 투자에서 수익을 거둔 20~30대가 실제 부동산거래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실수요와 투자수요의 경계를 흐리는 ‘신(新) 구매력’의 등장으로 평가한다.

한편, 자금 유동성과 공급 부족은 시장을 지지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낮은 물가상승률(5월 1.9%)과 저조한 경제성장률(0%대)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금리 방향이 인하로 정해질 경우 장기간 유지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시장에는 다시 ‘돈’이 풀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정부는 30조원 규모의 추경 집행에 이어 추가 재정지출을 계획 중이다.

반면, 공급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24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6,000가구, 2025년엔 2만8,000가구, 2027년엔 8,800가구까지 급감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살 사람은 많은데, 살 집이 없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아파트 시장은 단기투자 시대가 저물고, 장기 보유 전략이 필수적인 ‘체력전’으로 재편되고 있다. 자산가들은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장기보유 전략을, 자금 여력이 제한적인 투자자들은 6억원 대출한도 내에서 비규제지역과 개발 모멘텀을 갖춘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규제는 강해졌지만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본인의 자금 상황을 고려해 가장 ‘똘똘한 한 채’를 찾아내는 것이 향후 시장에서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