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회가 관광특구 지정 기준을 ‘경남형’으로 재설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윤준영 도의원(국민의힘·거제3)이 대표발의한 「경상남도 관광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3일 열린 제428회 임시회 제4차 문화복지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조례안은 관광특구 지정에 필요한 시설 기준을 도 조례에서 직접 정할 수 있도록 한 개정 「관광진흥법」의 위임 내용을 반영해, 경남 실정에 맞는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촉진을 위해 세제·규제 완화 등 각종 혜택을 집중하는 제도로, 그동안 공공편익·관광안내·숙박·휴양·오락시설 등은 문화체육관광부령(시행규칙 별표)으로 전국 동일 기준이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관광특구 지정 요건 가운데 시설 기준을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는 조항이 신설되면서, 각 지자체가 지역 여건을 반영해 자체 기준을 세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경남도의 조례 개정은 이 법 개정의 후속 조치라는 성격이 크다.
경남은 이미 「경상남도 관광진흥에 관한 조례」를 통해 관광 홍보·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 등 기본적인 관광 정책의 틀을 운용해 왔지만, 관광특구 시설기준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어 그동안 법령·지침을 따르는 수준에 머물렀다. 도의회 검토 과정에서도 ‘경남에는 관광·마이스·스마트관광 등 10건 안팎의 관련 조례가 있어, 관광특구 조항을 정비할 때 중복과 역할 혼선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조례 별표에 관광특구 지정 시 요구되는 안내시설·편익시설·숙박시설·휴양·오락시설의 세부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군이 관광특구 지정을 신청하는 단계에서부터 어떤 시설을 어느 정도 갖추어야 하는지 기준이 보다 명확해지고, 도 차원에서도 객관적인 잣대를 가지고 신청 지역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의원은 “경상남도의 관광특구 지정 기준을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마련함으로써 지역별 특성과 관광 여건을 반영한 전략적 관광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지역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기반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특구 제도는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 30여 개가 지정돼 있으며, 경남에서는 창녕 부곡온천과 통영 미륵도 일원이 관광특구로 지정된 바 있다.
시설 기준이 조례로 구체화되면 기존 특구의 관리 체계 정비뿐 아니라, 향후 남해안·섬·온천 관광지 등을 중심으로 신규 관광특구 지정을 검토할 때도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설 요건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할 경우 도내 다수 관광지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고, 반대로 기준을 완화하면 제도의 선별 기능이 약화될 수 있어 현실성과 선별성 사이의 균형이 관건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은 상위법에서 조례로 넘긴 위임 사항을 충실히 반영하는 ‘정비성 입법’ 성격이 강하지만, 실제 효과는 적지 않다. 관광특구로 지정될 경우 개발이익 환수 부담 완화, 지방세 감면,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 등 각종 지원과 규제 완화가 뒤따르는 만큼, 어떤 지역을 어떻게 특구로 인정할지에 대한 기준을 누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지역 간 형평성과 재정 부담, 난개발 우려 등 여러 논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른 광역자치단체들도 같은 취지의 조례 개정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어, 경남의 기준이 향후 지역 간 비교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윤 의원은 “관광특구 지정은 단순한 지명 변경이 아니라 지역 관광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라며 “도민의 경제활동과 지역 이미지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관광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조례안은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16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돼 최종 심의·의결을 앞두고 있다.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경남도는 하위 지침 정비와 함께 도내 각 시·군의 잠재 후보지를 검토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