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문화원이 주최·주관한 ‘2026년 정월대보름 달집행사’가 지난 3일 합천읍 핫들생태공원에서 열려 군민 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행사는 새해의 액운을 털고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통 의례를 중심에 두면서도, 민속놀이와 공연, 먹거리 나눔을 더해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확인하는 문화의 장으로 꾸려졌다.
정월대보름은 설 이후 처음 맞는 보름으로, 한국 세시풍속 가운데서도 공동체성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날로 꼽힌다. 지역의 대보름 행사는 단순한 계절 행사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지역 정체성을 다음 세대로 건네는 공적 무대로 기능한다. 특히 올해 정월대보름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예고한 개기월식과 겹치며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고, 이런 시의성은 합천의 현장에도 한층 짙은 계절감과 상징성을 더했다.

행사는 오후 1시 용흥사에서 열린 용왕제로 문을 열었고, 오후 3시부터는 소지올리기와 연날리기, 제기차기, 윷놀이가 잇달아 펼쳐졌다. 전통놀이는 단지 옛 풍속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한 공간에서 몸을 움직이며 어울리게 하는 매개가 됐다. 현장에서는 보름떡과 귀밝이술 등 대보름 음식을 함께 나누며 정감을 더했고, 이는 정월대보름날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며 음식을 나누고 놀이를 즐겨온 전통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키웠다.
식전 무대에서는 전통춤과 민요, 사물놀이, 색소폰 연주가 차례로 이어지며 축제의 호흡을 끌어올렸고, 대화풍물단의 지신밟기는 악귀를 물리치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를 현장감 있게 되살렸다. 이어진 기원제에는 김윤철 합천군수가 초헌관, 정봉훈 합천군의회 의장이 아헌관, 김태수 합천군산림조합장이 종헌관으로 참여해 군민의 무사태평을 기원했다. 이날 절정은 오후 6시 16분 월출 무렵 진행된 달집태우기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올해 3월 3일 정월대보름 밤 개기월식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는데, 이런 천문학적 시의성과 맞물린 달맞이 행사는 전통 의례의 상징성을 한층 도드라지게 했다. 결국 합천의 달집행사는 지역 축제가 어떻게 계절의 리듬과 문화유산의 의미를 한데 묶어 군민 참여형 행사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읽힌다.
허종홍 합천문화원장은 “정월대보름은 한 해의 복을 비는 날이면서도, 이웃과 함께 마을의 안녕을 확인하는 공동체의 시간”이라며 “핫들생태공원에 모인 군민들의 바람이 달집의 불길처럼 환하게 이어지도록, 앞으로도 합천의 세시풍속을 생활 속 문화로 살려내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사람들이 함께 누릴 때 비로소 살아난다”며 “지역의 문화행사가 군민 화합과 세대 간 소통의 통로가 되도록 프로그램의 깊이와 참여 폭을 계속 넓혀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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