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구-창원-가덕도신공항을 잇는 고속화철도 건설을 요구하는 창원 시민들의 여론이 숫자로 확인됐다.
창원특례시가 지난 10월 17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동대구-창원 고속화철도 조기 반영 촉구’ 범시민 서명운동에 총 21만 3,933명이 참여, 목표치였던 10만 명의 213%를 기록했다. 향후 국토 교통망 재편 과정에서 창원권 요구를 얼마나 관철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창원에서 서울까지는 KTX 기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동대구를 경유해 창원과 가덕도신공항을 연결하는 고속화철도가 구축될 경우, 영남권·수도권·신공항을 하나의 축으로 묶는 광역 교통망의 핵심축이 창원권을 통과하게 된다. 창원시는 이를 “지역 간 교통망 불균형 해소”와 “미래 산업·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인프라라고 규정하고 있다.
서명운동의 진행 과정도 눈에 띈다. 시작 2주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고, 3주 차에는 15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단기간에 여론이 집중된 ‘이슈형 캠페인’의 양상을 보였다는 의미다. 5개 구청과 산하 공공기관, 창원상공회의소, 관내 기업, 학교, 경남도·김해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했고, 마산역·창원역·창원중앙역 등 KTX역과 마산가고파국화축제·맘프(MAMF) 행사장에 홍보부스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대면 서명을 확산시켰다. 온라인 서명과 SNS 홍보도 병행해 세대·계층을 넘는 동참을 유도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를 낸 점도 이번 서명운동의 특징이다. 지난 10월 30일 윤한홍·최형두·김종양·이종욱·허성무 국회의원 등이 공동으로 국회 토론회를 열어 동대구-창원-가덕도신공항 고속화철도 필요성을 부각시켰고,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이상연 경남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지역 경제계 인사들도 서명 캠페인에 나섰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추진위원회’ 역시 동참해, 사업 추진 명분을 “정파를 넘어선 지역 의제”라는 프레임으로 확장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번 서명운동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해당 노선이 반영될 것을 촉구하는 것을 명시적 목표로 삼고 있다. 국가철도망 계획은 한 번 확정되면 10년 단위 중장기 교통·재정 계획과 맞물려 움직이는 만큼, 초기 반영 여부가 사업 추진 속도와 우선순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21만 명 서명은 향후 정부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한 정책 설득 과정에서 ‘지역 여론의 실체’를 수치로 보여주는 자료가 될 전망이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전국 각 지자체가 국가철도망 반영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서명운동이 단지 숫자 과시로 끝나지 않고 구체적인 경제·수요 분석, 재원 조달 방안, 기존 철도망과의 연계효과 등 정책적 설득 논리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 지역과의 노선 조정, 대구·부산·경남권 광역철도 구상과의 정합성 확보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은 “21만 명 시민의 서명은 창원의 미래 교통·산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집단 의지의 표현”이라며 “시민의 뜻을 모아 동대구-창원 고속화철도 사업이 반드시 추진되도록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조만간 ‘동대구-창원 고속화철도 조기 반영’을 촉구하는 서명부를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공식 전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