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국민의힘, 창원 16) 경남도의원은 3일 ‘경남형 소방 지원 산불 대응체계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3일 열린 제409회 도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대정부 건의안을 대표 발의하고 “산불이 기후위기와 맞물려 복합재난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응을 요구했다.

지난 3월 지리산 자락을 휩쓴 영남권 대형 산불(피해 면적 1,224 ha, 피해액 876억 원)을 계기로 마련된 건의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경남소방본부에 ‘119 산불 특수대응단’을 신설해 산불 진압 전담부서를 운영하도록 국비를 확충해 달라는 것이다. 둘째, 첨단 산불 진화차량·장비 확보에 필요한 예산을 지방재정이 아닌 국가가 우선 지원하라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경남은 면적의 66.3 %가 산림이고, 지리산·영남알프스 등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아 산불 발생 시 초기 진입이 어렵다”며 “산불을 전담할 조직과 장비가 없다면 인명·문화재 피해가 걷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불 건수는 연평균 112건으로, 피해 면적은 628 ha에 달한다. 2023년 한 해만 135건이 발생해 897 ha의 산림이 소실됐다. 특히 해발 800 m 이상 고지에서 난 산불 비율이 42 %까지 증가했는데, 이는 평균 기온 상승으로 고지대 연료(마른 낙엽·잡목) 수분 함량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산림청은 분석한다.
현재 경남소방본부에는 화재·구조·생활안전·특수구조단 4개 단위로 편제돼 있어 산불 대형화에 특화된 조직이 없다.

특수대응단이 설치되면 산불 진압 대형차량 4대, 특수진화차 2대, 열화상∙순시드론 12대, 산악형 살수차 1대를 1단계로 배치하고, 2단계로 관할 18개 소방서에 산불전용 펌프차를 1대씩 둔다는 계획이다. 강원과 경북은 이미 119 산불 특수대응단을 운영해 지난 2년간 피해 면적을 30 % 이상 줄였다는 성과를 냈다.
장비 구입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든다. 산불특수진화차 1대는 21억 원, 열화상 드론 세트는 3,500만 원, 산악형 살수차는 15억 원이 소요된다. 경남도는 시·군 예산으로 전부 충당하기 어렵다며 행정안전부·소방청 특별교부세 180억 원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치우 의원은 “산불은 재난관리 주관부처가 산림청과 소방청으로 이원화돼 예산 책임 소재가 애매하다”며 “국고 보조 기준을 ‘일반 화재 대응 30 %·산불 대응 70 %’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의 산림은 광활할 뿐 아니라 문화재와 관광 자원이 밀집해 있어 피해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도 경제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산불로 지리산 둘레길 1 km가 폐쇄될 경우 연간 12억 원 관광 손실이 발생하고, 거창·합천·산청 등 산림관광지 상인 매출이 평균 16 % 하락한다. 3월 화재 때도 함양·하동 지역 농가 117곳이 녹차·약초 재배지를 잃어 평균 2300만 원 손실을 입었다.
특수대응단 신설과 장비 확충은 인력 충원 없이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경남소방본부는 현재 5,973명이 근무하지만, 화재·구조·구급 등 필수 인원 배치를 마치면 산불 특수임무에 투입할 수 있는 잔여 인력은 120명에 불과하다.
건의안은 산불 전담대(소방사·소방교) 240명을 별도 증원하고, 도내 산림청 산불진화대 160명과 합동 훈련 체계를 구축하라고 요구한다. 증원 비용은 연 200억 원으로, 이 의원은 “국회 예산 심사 단계에서 중앙부처가 인건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의안은 본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소방청, 기획재정부, 산림청에 전달된다. 경남도의회는 “정부 답변과 예산안 반영 여부를 올해 12월 정례회에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전국 시·도 중 처음으로 산불 특수대응단 운영 조례를 연내 상정해 조직 근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치우 의원은 “산불이 도시로 비화하면 주택·공장·물류망이 동시 타격을 받는 복합재난이 된다”며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전국적인 대형 산불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